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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왜 널뛰기하나

입력 2021.02.25 03:00

수정 2021.02.2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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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4월의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부터 내년 3월의 대선까지 나라의 분열상이 심해질 것 같다. 이런 조건에서 정책은 한 극단에서 또 다른 극단으로 쏠리는 널뛰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최근 극단적인 널뛰기 정책의 사례가 여야 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 대책과 신공항 대책이다. 서울시장 주요 후보들은 수십만가구의 주택 신규 공급을 공약하고 있다. 분당 신도시가 10만가구에 미치지 못하고, 강남 3구의 아파트 수가 30만가구 남짓이다. 몇 년 동안 서울 안에 신도시 몇 개를 밀어넣겠다는 것이다. 부산시장 후보들은 가덕도신공항을 선거 국면에서 무리하게 논의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 정책이나 신공항 정책 널뛰기는 현 집권세력 책임이 크다. 정부는 2017년 8·2대책을 통해 수요 억제 일변도의 정책 골격을 제시했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한 정부·여당은 극단적인 수요 억제책을 밀어붙였다. 그럼에도 가격이 잡히지 않자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쇼크요법을 내놓았다. 이번의 2·4부동산대책에는 전국 83만여가구, 서울 32만가구의 공급 방침이 포함되어 있다. 가덕도신공항 논의는 재정투자의 기본절차를 무너뜨리고 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현기증 나는 정책 널뛰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도 경제정책 널뛰기의 사례는 많다. 2017년 7월 결정한 2018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로 2002년 이후 최고치였다. 그런데 2021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1.5%로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출범 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면서 정책 동력이 소진되었고, 비정규직은 계속 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담론 논쟁에서의 열세, 정책수단의 미비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후퇴했다.

경제정책뿐만이 아니다. 남북관계나 대외관계에서도 널뛰기가 심하다. 2018년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흥분과 열정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은 강력한 반일정책에서 친일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중이다. 남북관계의 요동은 북·미관계의 영향을 받은 측면도 강하다. 그런데 한·일 간에는 한국 정부가 관계를 악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요 정책들이 왜 이렇게 널뛰기를 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양극화된 정치구조가 작용을 한다. 적대적인 정치집단은 권력 장악과 독점에 몰두한다. 정책에서도 진영논리와 독점적 의사결정을 추구한다. 권력 장악을 지상목표로 하면, 정책의 일관성과 현실성은 부차적 문제로 취급한다. 기존 권력에 도전하는 측에서는 새롭고 선명한 구호를 내거는 차별화 전략이 유리하다고 여긴다. 정책은 단기적인 지지율의 뒤꽁무니를 쫓게 된다.

정부 임기 중에도 정책은 널뛰기를 한다. 대통령의 권력자원은 지지율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1987년 이후 민주화체제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말이 되면 급락했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에서 ‘레임덕’ 대통령으로의 추락 현상이 반복되었다.

어느 정부든 임기 초에는 권력자원의 크기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충성심과 돌파력이 칭송되면서 특히 집권 초기에 무리한 정책 목표에 대한 열정에 휩싸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의 제약에 모습을 드러내고 임기 초에 내세운 정책기조로 버티고 가기 어려워진다.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초조감이 널뛰기 정책을 압박하게 된다.

정치학계에서는 레임덕을 정당이나 입법부와의 관계, 행정입법권과 인사권의 행사 정도 등의 원인과 연관 짓는다. 나는 정책의 일관성·현실성 요인이 레임덕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임기 초의 무리한 정책 추진은 결국 널뛰기 정책으로 귀결되고 그것이 레임덕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선거에 나서는 세력들 모두 앞날을 깊이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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