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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열매’ 챙기는 적자기업 쿠팡, 위상만큼 책임감도 커져

  • 박동흠 | 회계사
[박동흠의 생활 속 회계이야기]미국 상장 ‘열매’ 챙기는 적자기업 쿠팡, 위상만큼 책임감도 커져

2010년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출발한 쿠팡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을 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국내 기업인 쿠팡주식회사의 최대주주인 미국의 쿠팡엘엘씨(Coupang, LLC)가 상장을 하는 것이다. 쿠팡엘엘씨는 비전펀드를 포함한 많은 외국계 펀드와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 등이 출자한 미국 지주회사이다.

미국 증권신고서에 나온 쿠팡의 재무정보를 원화로 환산해보면 2020년 매출액은 2019년 대비 90% 이상 증가한 약 13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여전히 영업적자에 빠져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영업적자가 2019년보다는 약 20% 가까이 감소해서 6000억원을 밑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과 포장음식, 신선식품 배달 등 수요가 확대되며 회사의 외형은 더욱 커졌다. 이렇게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여야 하는데 회사는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으니 과연 이익전환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절로 든다.

쿠팡엘엘씨는 이렇게 매년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에 결손금이 많이 쌓여 있다. 더욱이 여러 투자자로부터 전환상환우선주로 투자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자본잠식은 더욱 심화됐다. 전환상환우선주는 말이 주식이지 실질은 부채와 다름없다. 일반 보통주와는 달리 주주들에게 많은 선택권이 부여된 주식이다. 이익이 누적되는 상황이 되면 회사를 상대로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 달라는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고, 상장이 임박하면 보유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서 주식시장에서 매도하는 출구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주주가 주식을 매도하고 엑시트(exit)를 하기 전에는 상환권 행사가 여전히 유효하므로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한 쿠팡엘엘씨 입장에서는 이를 부채로 잡을 수밖에 없는데 이 금액만 4조원에 육박한다.

총자산 5조5000억원 대비 이 전환상환우선주 부채가 4조원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결손금도 쌓였으니 쿠팡의 재무구조가 좋을 리 없다. 결국 상환권 행사가 불가능하니 상장을 통해 기존 주주들에게 엑시트의 길을 열어 준 셈이다. 실제 증권신고서를 보면 쿠팡의 구주주들이 이번 상장을 통해 2000만주를 매각한다고 한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잠식 상황이기 때문에 상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받는 목적이 가장 컸을 것이다.

쿠팡주식회사는 쿠팡엘엘씨가 100% 출자한 기업이니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돈은 결국 다시 국내의 쿠팡주식회사로 출자될 것이다. 외국에서 투자받은 돈이 국내 사업 자본으로 쓰이니 소비자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 또한 회사가 주식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배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결국 미국 상장으로 얻는 과실을 쿠팡의 여러 이해관계자가 나누는 셈이다.

그동안 쿠팡의 노동자에 대한 처우 및 근무환경과 관련한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고발되며 이미지가 많이 추락한 상황이고 심지어 불매운동에 대한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던 중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많이 악화됐던 상황을 미국 상장을 통해 좋은 흐름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미국인들도 한국에 쿠팡이라는 거대 소셜커머스 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쿠팡의 존재감이 커진 만큼 회사가 가져야 하는 책임감도 수십배로 커졌다. 앞으로 쿠팡에 작은 문제만 발생해도 전 세계가 주목할 것이고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직결될 것이다.

쿠팡은 과거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여러 사건도 원만히 해결해 더욱 좋은 기업이 돼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 셈이다. 미국 상장을 계기로 높아진 위상만큼 책임감 또한 더욱 막중해졌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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