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화웨이에 신규 제재 조치
홍콩·인권 등 민감 사안 지적
내주 15~18일 한·일 순방 땐
‘반중 전선’ 참여 압박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첫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반중 동맹’을 끌어모으는 한편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신규 제재 조치를 가하는 등 기싸움에 나섰다. 미국은 오는 15~18일 한국 순방 때 한국에도 ‘반중 전선’ 참여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과의 회담에서 신장 위구르족, 대만, 홍콩, 경제관계 등 우리가 가진 우려를 제기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며 “중국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기 위해 다른 파트너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8일 미 알래스카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고위급 회담이 순탄치 않은 과정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회담에 참석하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만과 홍콩, 신장 위구르 문제 등에 대해 “모두 중국 내부의 일”이라며 미국의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양국은 회담 성격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중국은 이번 고위급 회담을 두고 “고위급 전략대화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표현했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번 고위급 회담 이후 일련의 후속 대화를 진행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이 과거 양국을 오가며 매년 열렸던 ‘전략경제대화’ 같은 정례 회담의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화웨이의 5G 장치에 사용될 수 있는 품목의 수출 승인을 더 까다롭게 하는 등 신규 제재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불합리한 억압”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본·인도·호주와 첫 ‘쿼드’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의 백신 외교 제동,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기후변화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쿼드 협력 방안 중 하나로 존슨앤드존슨 백신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이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15~18일 한·일 순차 방문 때 “중국에 대한 조율된 접근법이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은 미국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과 이웃한 두 국가를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이 그동안 미·중 갈등에 휩쓸리지 않도록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취한 가운데 두 장관이 이번 방한 때 한국의 적극적인 태도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