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 ‘바이든 외교’
한·일부터 ‘이례적 방문’
18일 미·중 고위회담 주목

쿼드 화상 정상회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 쿼드 4개국 정상이 12일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 관련기사 12면 도쿄 |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아시아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일본, 호주, 인도 정상들과 처음으로 쿼드 화상 정상회의를 가진 데 이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번주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15~18일 일본과 한국을 연달아 방문해 양국 외교·국방 장관과 ‘2+2 회담’을 갖는다. 이후 오스틴 장관은 인도로 향하고, 블링컨 장관은 알래스카 앵커리지로 이동해 미·중 고위급 회담을 연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수장들이 이번주 아시아 주요국 카운터파트들과 얼굴을 맞대고 연쇄 회담을 갖는 것이다.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정부 장관급 인사의 첫 해외 공식 출장이다. 그만큼 바이든 정부에서 아시아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다는 뜻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장관의 첫 출장지는 유럽이나 중동인 경우가 많았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 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먼저 찾는 이유에 대해 동맹 복원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쿼드 정상회의로 시작해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한·일 방문, 미·중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외교 일정표는 바이든 정부가 내세운 핵심 외교·안보 노선을 잘 보여준다. 동맹 복원을 통한 중국과의 전략 경쟁 승리가 그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잠정 지침’에서 민주주의 강화, 국제기구 및 협약 복귀, 리더십 복원, 동맹 및 우방국과의 공조 등을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외곽에서 튼튼하고 촘촘한 포위망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의 공간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인 것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의 한국·일본 방문에 관해 “중국에 대한 조율된 접근법은 양국에서 논의될 의제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오프라인 외교의 정점은 18일 있을 미·중 고위급 회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자신도 참석 예정인 이번 고위급 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미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미국의 근본적인 이익과 가치가 무엇인지, 중국의 행보에 있어 무엇을 우려하는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양국은 관심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협력할 부분이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은 양국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