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쇄신 폭 커질지 주목
청와대는 7일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여당의 참패로 예측되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최종 개표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서 야당과의 격차가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불꺼진 청와대. 경향신문 자료사진
청와대 관계자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입장을 낼 순 없다”며 “개표결과를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표차가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지난 2일 사전투표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 내부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심을 분석한 뒤 개표가 마무리되는 8일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재·보선은 문 대통령의 임기를 1년여 남긴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치러진 선거로, 문 대통령의 임기 4년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다. 지난해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지 불과 1년 만에 민심이 차갑게 돌아선 결과를 두고 당·청 책임론이 비등한 가운데 청와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되돌아볼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아가면서 이반된 민심을 잡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우려가 커지는 속에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조만간 국무총리를 포함한 대규모 인적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는 사람만 쓰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자산 양극화 심화, 꽉 막힌 남북관계 등의 여건을 고려하면 돌파구를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