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기본소득 등 공약
서울서 10색 후보들 출전
거대 양당 벽은 못 넘어
허경영, 3위 득표 눈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총 10명의 군소정당·무소속 후보들이 출전해 거대 양당의 네거티브전으로 얼룩진 선거판에서 ‘틈새 표심’을 노렸다. 이들은 ‘성평등 서울’ ‘성소수자 차별금지’ ‘연애·결혼수당 지급’ ‘기본소득 도입’ 등 다양한 공약들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대부분 1%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공고한 양당 체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10명의 군소 후보 가운데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8일 0시 기준(개표율 42.75%) 0.98%를 득표하면서 오세훈·박영선 후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허 후보는 국가배당금 150만원 지급 및 연애·결혼수당을 공약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열린 만큼 ‘여성주의’를 앞세운 후보들이 돋보였다. ‘여성 혼자서도 안전한 서울’ 등을 약속한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는 0.61%를 확보했다. “공직사회 성폭력을 없애겠다”라며 ‘성평등 서울’ 슬로건을 내건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는 0.44%를 득표했다. 신지혜 후보는 무상 생리대 도입 등도 공약했다. 지난 2018년 최초의 ‘페미니스트 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신지예 무소속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는 0.34%를 받았다. 신지예 후보는 성별 임금 격차 조정 등을 공약했다.
국내에서 첫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해 대체복무제 도입을 이끌어낸 오태양 미래당 상임대표는 ‘소수자청’ 설치 등 성소수자를 위한 공약을 냈다. 오 대표는 0.12%를 득표했다. ‘부동산 특권 해체’를 내세운 송명숙 진보당 후보는 0.23%를, 소상공인 지원책을 대표공약으로 낸 이수봉 민생당 후보는 0.21%를 확보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거대 여야 후보에 이어 언론인 출신 정규재 자유민주당 후보가 1.03%를 득표하면서 3위를 차지했다.
정의당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정의당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책임진다는 의미로 지난 2월 당 최고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무공천’을 결정했다. 정의당은 지난 2일 기본소득당·녹색당 등 군소 정당들과 함께 ‘4·7 재보선 반 기득권 공동정치선언’을 여는 등 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