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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 4월9일 “아들,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상속 없는 아버지의 유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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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 4월9일 “아들,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상속 없는 아버지의 유언장

입력 2021.04.09 00:04

수정 2021.04.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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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유일한 박사의 모습. 유한양행 홈페이지

유일한 박사의 모습. 유한양행 홈페이지

■1971년 4월9일 '전 재산, 사회에 환원…유언 남긴 유일한 박사'

“내 소유주식 14만941주는 전부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현 유한재단)’에 기증한다.” 1971년 4월8일 공개된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 내용입니다.

50년 전 오늘(1971년 4월9일) 경향신문에는 <고 유일한 박사 유언장 “전 유산을 사회·교육 사업에”>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유 박사는 1971년 3월11일 76세를 일기로 별세했는데, 한 달쯤 뒤 그의 유언장이 공개됐습니다.

유 박사는 유언장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유한양행 주식 14만941주(발행주식 수의 20.6%) 전부를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신탁기금’에 기증한다고 썼습니다. 이 기금은 교육장학사업과 사회원조사업을 위해 유 박사가 만든 것입니다. 교육의 발전이 나라의 발전이라고 생각한 그는 인재를 키우는 데 많은 공을 쏟았습니다.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전 말에서 보듯 유 박사는 사회에 대한 기여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재산 전부를 교육사업 등에 쓰도록 하고, 자신의 직계 가족인 아들 유일선씨에게는 자립할 것을 강조하며 유산을 상속하지 않았습니다. 유언장엔 이렇게 쓰여있었다고 합니다. “아들 유일선은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다만 딸 유재라씨에게 유한공업고등학교 안에 있는 자신의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줘 유한동산으로 꾸며줄 것을 당부했고, 7세이던 손녀에게 대학 졸업시까지 학자금 1만달러를 준다고 유언했습니다. 유 박사는 유언장에 또 “유한동산에 결코 울타리를 치지 말고 유한중·공업고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해 어린 학생들의 티없이 맑은 정신에 깃든 젊은 의지를 지하에서나마 더불어 느끼게 해달라”고 적었습니다. 이익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보다는 혼자서만 차지하는 오늘날의 승자독식사회에서 유 박사 유언은 새삼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오래 전 ‘이날’] 4월9일 “아들,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상속 없는 아버지의 유언장
2019년 2월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부천시 유한대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년 2월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부천시 유한대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유 박사는 독립운동가이기도 합니다. 14세였던 1909년 미국 내 최초의 한국 독립군 사관학교인 한인소년병학교에 들어가 군사훈련을 받았습니다. 1916년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인자유대회에서 ‘한국 국민의 목적과 열망을 석명하는 결의문’을 작성·낭독해 한국 독립을 세계 열강에 호소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유 박사는 1926년 12월 서울 종로에서 유한양행을 창립했습니다. 1941년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치된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의 집행부 위원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후원과 외교, 선전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유한대학교 졸업식에 방문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서울대나 사관학교, 경찰대 등 주로 국립대 졸업식에 참석한 것과 달리 사립 전문대학에 방문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고민정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은 “유한대는 전문기술인을 양성하는 곳으로, 전문지식과 실무역량을 갖춘 젊은 기술인재들에게 응원을 보내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며 “유 박사의 삶과 철학은 문재인 정부의 ‘다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과도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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