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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도시의 자동차는 ‘말똥 지옥’의 구세주였다

입력 2021.04.29 03:00

수정 2021.04.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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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코로나19 이후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산업을 하나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전기자동차를 꼽는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의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전 세계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은 45%에 달한다. 전기차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단연코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 고조이다. 기후변화, 코로나19 등의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더 이상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을 미룰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인식 때문이다. 자동차는 대기오염과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주범 중 하나이다. 교토의정서에서 확인된 6개 온실가스에 대해 ‘유럽연합도로연맹(EU Road Federation)’이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통 부문의 배출량(19%)은 에너지(30%), 제조 및 산업 부문(20%)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원래 자동차는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구제주였다는 사실이다.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교통수단은 말과 마차였다. 말과 마차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훨씬 이전부터지만, 인류가 말과 마차로 인한 부정적 현상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후반부터로 추정된다. 1605년 런던에 처음으로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마차가 등장했고, 1640년에는 역마차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대도시를 중심으로 마차를 다각적인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지 100년도 지나지 않은 17세기 후반에 말과 마차로 인한 교통 혼잡 현상이 목격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말똥이었다. 당시 유럽의 주요 대도시와 뉴욕의 도로는 말똥 등 분뇨로 가득 찼다. 20세기 초 뉴욕시에서는 말 20만마리가 교통수단 등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말 한 마리당 하루 평균 10㎏ 내외의 배설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당시 뉴욕의 말들은 하루 평균 2000t에 가까운 배설물을 거리 곳곳에 쏟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말똥은 온실가스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높은 메탄 배출의 주범이다. 말이 트림을 하고 방귀를 뀔 때도 메탄 성분이 배출된다.

사실 당시 말똥으로 인한 가장 커다란 불이익은 온실가스 효과보다는 건강 문제에 있었다. 말똥이 건조해지며 부서지는 과정에서 유발하는 말똥 먼지가 시민들의 기관지를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매년 뉴욕 시민 2만명 정도가 파리가 옮기는 각종 질환으로 사망했다. 장티푸스를 비롯해 당시 대도시 거주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 역시 말과 말똥이었다. 비 오는 날 똥물이 흐르는 도로 위를 걷지 않도록 안아서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직업이 생겨났는가 하면, 뉴욕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하여 말똥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해 논의한 바도 있다.

이처럼 심각했던 말똥으로 인한 피해를 한 번에 해결해준 것은 다름 아닌 자동차였다. 1900년 초기부터 유럽과 미국에는 수백개의 소규모 차량 제조회사들이 등장했고, 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자동차 관련 기술 수준이 높아짐과 동시에 자동차 가격은 점차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의 가격과 유지비가 점점 저렴해졌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동차는 분뇨를 치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크게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영국의 경우 1904년 자전거를 제외한 자동차 생산대수가 1만7810대였는데 1910년에는 10만7635대, 1918년에는 33만518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자동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유럽의 대도시와 뉴욕의 거리에는 차츰 말의 숫자와 함께 말의 분뇨로 인한 피해도 줄어들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말똥으로 인한 대기오염 및 위생 문제 등도 차츰 개선되기 시작했다. 100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 환경을 개선시킨 기술은 자동차였다. 이제 또다시 자동차가 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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