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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보지 못한 채 사별하는 ‘코로나 이별’ 해결책은

입력 2021.05.18 15:51

수정 2021.05.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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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할아버지는 2주일 전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서울 한 대형병원에 입원했다. 면회가 금지된 상황에서 A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정확한 상태를 알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A씨의 가족은 병원으로부터 “연명의료중단 동의서에 서명을 하라”거나 “기관 삽관에 동의하라” 등 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할아버지의 상태를 짐작할 뿐이다. 병원에 찾아가 의사를 만나기도 어렵다. A씨는 “병원에서 걸려오는 전화 한 통에 가족들의 일상이 오르락내리락 한다”며 “할아버지의 죽음을 그냥 방치하는 것 같아서 무력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입원실 출입이 사실상 봉쇄되며 코로나19 확진자뿐만 아니라 일반환자의 가족들도 환자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홍모씨(26)의 할머니는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한 요양병원에서 가족들이 임종을 못한 채 숨졌다. 그 전에 할머니는 병원을 여러 번 옮겼다. 지난 해 1월 말부터 서울 성북구 요양병원에 있었다. 홍씨는 “그 때 면회도 잘 안 되고 가족들과 대화를 할 수 없으니까 할머니의 알츠하이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기억했다. 할머니 상태가 나빠져 상급병원으로 옮기면 어느 정도 면회가 가능해지기도 했지만 다시 요양병원으로 옮기면 면회는 극도로 제한됐다. 홍씨는 “할머니가 엄마를 많이 찾으셨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온다’는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어 면회를 마치고 나면 항상 울었다”며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할머니가 이렇게 외롭게 돌아가셨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고 말했다.

주모씨(25)의 할머니는 요양원에 있다. 가족들은 월 1회 꼭 면회를 갔지만 얼굴을 보지 못한지 1년3개월이 넘었다. 지난 해 1월29일 열흘 예정으로 시작된 요양원의 면회금지 조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상통화도 어려운 상황이라 주씨 가족은 편지로만 할머니 소식을 접했다. 주씨의 큰아버지는 요양원 창문으로 비친 어머니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기도 했다. 주씨는 “최근 요양원을 방문한 사회복지사를 통해 영상통화를 했는데, 자주 찾아뵙던 때와 달리 이제 가족들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셨다”며 “백신을 맞으셨다고 들었는데 가서 볼 수가 없어 다들 답답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안심면회실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면회를 하고 있다.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제공.

경기도 부천의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안심면회실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면회를 하고 있다.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제공.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함이 커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면회 정책을 고민한 병원도 있다. 경기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은 지난해 3월10일부터 화상면회 서비스를 제공했다. 가족들이 안내데스크로 연락해 예약하면 일정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수 있게 했다. 지난 3월에는 환자와 면회객 공간을 완전히 분리한 ‘안심면회실’ 서비스도 재개했다. 휠체어를 타는 환자뿐 아니라 침대에 누워지내는 환자도 가족들과 만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환자와 가족들은 안심면회실에서 투명벽을 사이에 두고 음향장비를 통해 대화한다.

면회가 어려워지자 재택의료를 선택하는 이들도 생겼다. 병원에 가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왕진 의사의 방문 등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주로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준비하던 이들이 재택의료를 찾는다. 추혜인 살림의원 원장은 “호스피스 병동이 면회를 제한하기 때문에 친척, 친구들과 두루 만나 생을 정리하고 싶은 분들이 문의를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다만 재택의료의 경우 환자와 함께 사는 보호자의 돌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추 원장은 “방문요양보호사가 한 번에 3시간 방문하는 것보다 1시간씩 3번 방문하는 게 더 좋다. 그러려면 교통비와 이동시간 등을 고려해 장기요양수가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가정방문 간호사 인원도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 3월5일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면회 기준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일부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제한적으로 면회를 시작하고 있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9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방역과 조화될 수 있는 효과적인 접촉 면회 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해 달라”고 본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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