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김진욱·김오수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만에 고발인 조사…3호 사건 쟁점 ‘비밀누설’ 해당 여부
‘형사절차 전자화법’ 적용 땐 공수처 소관 아냐…경찰이 수사
상대 진영 공격 위한 시민단체들의 고소·고발전 확대 우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지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기획사정 의혹 사건에 이어 공수처가 수사하는 것으로 언론에 알려진 세번째 사건이다.
2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전날인 24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김한메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현직 검사가 이 지검장의 공소장을 특정 언론사에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며 그를 찾아내 공무상 비밀누설 범죄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공수처는 조사에서 고발에 이르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며 “‘공소장이 당사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유출된 사안이라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며,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윤대진 검사 등이 이 지검장과 공범처럼 거론돼 여론 재판의 피해자가 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발장 제출 일주일 만인 어제(24일) 오전에 공수처로부터 고발인 조사를 요청하는 전화가 와 당일 오후에 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수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월에도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이 직권남용을 했다고 공수처에 고발하는 등 검찰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고소·고발을 해 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을 상대로도 여러 차례 고소·고발을 해 왔다.
공수처가 이 지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한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이 사건과 관련해 “위법 소지가 크다”고 말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소장 유출과 관련해서는 대검찰청에서도 감찰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 등에서는 공소장 유출이 공무원 징계 규정에는 해당하지만 수사 대상이 되는지는 논란 거리이다. 공수처 내에서도 유출된 공소장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엇갈리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 유출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접속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 다만 이 법을 적용할 경우 공수처는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로 넘겨야 한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은 공수처법이 규정하는 고위공직자범죄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모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수처의 수사 착수가 고소·고발을 통한 상대 진영에 대한 공격이나 여론전 양상을 불지필 수도 있다. 고소·고발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과 성향이 반대인 것으로 여겨지는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은 2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 무혐의 결정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피의사실을 유출했다며 공수처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편 경찰이 수사 중이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관용차 특혜조사’ 관련 고발 사건을 지난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직 검사 사건은 공수처법에 따라 공수처로 보내게 돼 있어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고발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공수처가 처장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행위”라며 “즉각 경찰청에 반송하여 기소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