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법무부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다음날인 오는 27일 검찰 인사를 논의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연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인사 의견을 듣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인사위를 먼저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2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법무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 검찰인사위를 열어 대검검사급 검사(검사장 이상)의 승진·전보 인사 기준을 심의한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전날인 26일 열린다. 김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정식 취임하기도 하기 전에 법무부가 검찰인사위를 여는 것이다. 검찰청법상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단행할 때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검찰인사위는 검찰 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논의하는 기구다. 통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찰 인사안을 정한 뒤에 마지막 절차로 열렸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인사위 개최 이후 1~3일 내에 인사를 단행해왔다.
법무부는 요식절차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던 검찰인사위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총장을 ‘패싱’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검찰인사위는 인사 원칙과 기준을 논의할 뿐 구체적인 인사안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6월을 목표로 검찰 인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찰인사위 개최는 검찰 인사와 직제개편을 미리 준비해 김 후보자 취임 직후 신속하게 실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대규모 검찰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인사에 맞춰 검찰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제한하는 직제개편안도 마련했다.
박 장관의 이번 인사에서는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 의혹’ 등 주요 사건 수사팀장의 대대적인 교체가 예상된다. 검사인사규정에 따르면 검찰청 기구의 직제개편이 있는 경우 차장·부장검사의 필수보직기간(1년)과 관계없이 전보 조치할 수 있어 인사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 2월 인사 때 검찰인사위 전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당시 박 장관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건 협의는 아니다”라며 “과거 검찰총장 측은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협의에 가까웠다’고 주장해왔고, 장관 측에서는 ‘의견을 듣는 것이고 협의와는 다르다’라고 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