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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 보조금 돈으로? 물건으로?

입력 2021.05.27 03:00

수정 2021.05.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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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계층이 늘어나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제도가 하나 있다. 바로 보조금 제도이다. 국가 차원의 방역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영업활동이 제한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한 보조금 지급, 플랫폼 등 오프라인 활동을 기반으로 한 근로활동을 하다 장기간 실직 상태에 놓인 계층을 위한 지원 등의 논의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보조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실질적 법안 마련과 집행이 늦어지는 이유는 지급 방식과 내용이 어떠한가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일반적으로 보조금 제도는 현금·현물·가격 보조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현금보조는 말 그대로 돈으로 지급하는 방법이다. 직원의 월급에 점심값을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물보조는 현금이 아니라 지원하고자 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지급하는 방법이다. 노숙인에게 음식과 숙소를 제공해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저소득층에게 지급하는 식료품 교환권이나 직장인들에게 제공하는 식권도 해당 현물을 이용하는 또 다른 방편을 제공한 것이기에 현물보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원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현금보조를 더 선호한다. 현금으로 받으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는 기초적인 생계 지원을 목적으로 현금을 지급했지만, 자신이 원하면 유흥비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물로 받을 경우에는 해당 현물 형태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저소득층 중에는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들에게 현금을 제공할 경우 술이나 마약을 사는 데 보조금이 쓰일 수 있다. 하지만 현물로 주면 보조금이 바람직하지 않은 데 사용되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이처럼 현물보조가 현금보조에 비해 당초 기대한 목표를 실현하기에 용이한 것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지원해준 현물을 처분하여 현금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노숙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확인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100만명 이상의 노숙인이 있어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무료급식소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급식소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노숙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들도 일반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하고자 식권을 나눠준 적이 있다. 일반 음식점에 식권을 제출하면 얼마든지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배려해준 것이다. 실제로 1998년 미국 정부가 연간 240억달러를 투입해 950만가구에 빈민구제용 식권을 나눠주자, 많은 사람이 식권을 싼값에 처분하고 마약이나 술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현물을 현금으로 바꾼 것이다.

그렇다면 현물보조는 현금보조에 비해 항상 우월한가? 그렇지 않다. 위의 사례와 같이 현물보조가 내포하고 있는 본연의 부작용을 방지하는 보다 세련된 방법들이 제시되었다고 해서, 현금보조에 비해 우월한 방법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현물보조는 현금보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보조해주어야 할 개별 대상자들이 각각 무엇을 얼마만큼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따라서 현물로 지원하다보면, 초과 지급받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반대로 정작 필요한 물건이 적게 지원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금으로 지원할 경우 이러한 문제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많은 국가들이 재난지원 보조금을 어떠한 기준과 방식으로 지급할지 고민 중이다. 우리는 어떤 측면에 가중치를 두어야 할지 우리 모두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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