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사적인 것은 단 1그램(g)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에게 “전체적으로 이번 인사에 대한 평가가 이러저러하겠지만, 공사가 분명히 구분된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서도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주어진 저의 직분대로 공적으로 판단하고 인사를 냈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장 승진에서 여성이 홍종희 인천지검 2차장검사 1명뿐이어서 성비 불균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여성 검사장 발탁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 생각한다. 후속 인사에서도 상당한 정도로 고려하겠다”면서도 “여성뿐만 아니라 형사·공판, 인권, 여성·아동, 학교와 지역 등이 잘 조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검찰 중간급 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직제개편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시행령에 반영이 돼야 하는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직제개편을 마무리한 뒤에 중간급 인사를 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검찰 직제개편안과 관련해서는 “김오수 검찰총장의 의견을 경청하겠지만, 직접수사 범위에 관해 오히려 인권보호나 사법통제가 훼손될 수 있는 정도로(는)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경제범죄·민생범죄 등은 이야기할 거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오는 8일 국무회의에 검찰 직제개편안을 상정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가석방 폭은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듯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원론적 답변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법무부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 행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돼 피고인 신분인 고위간부를 서울고검장으로 승진 임명했다”며 이 지검장의 승진 인사를 비판했다.
변협은 “국가공무원법은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자에게는 직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며 “통상의 경우 이러한 법의 취지대로 현직 검사가 형사 사건에 연루돼 기소되면 해당 검사를 수사직무에서 배제하여 영향력 행사를 제한하거나 피고인이 된 검사 스스로 사퇴해 왔다”고 했다.
변협은 “그럼에도 이번 법무부의 인사에서 해당 고위간부가 수사직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임명된 것은 공직기강 해이를 넘어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정치적 중립이라는 검찰의 핵심 가치마저 몰각시키는 것이어서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박 장관이 지난 4일 단행한 대규모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는 박 장관 측근과 친정권 성향 검사들이 핵심 요직을 차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인 검사들은 좌천되거나 한직에 머물렀다. 대표적 친정권 성향 검사로 평가받는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지만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박 장관 측근이자 고교 후배인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