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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비폭력 신념’ 병역거부 무죄 확정

입력 2021.06.24 10:23

수정 2021.06.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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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증인 비신도의 ‘현역 입영 관련’ 양심적 병역거부 최초 인정

성소수자로 기독교·페미니즘 양심 따라 반전 옹호…검찰 상고 기각

비폭력주의 신념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사람에게 대법원이 24일 무죄를 확정했다.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현역 입영을 거부한 사례에 무죄를 확정한 첫 판례이다.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받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씨는 2017년 11월까지 현역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정씨는 재판에서 “종교적·정치적 신념에 기초한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소수자로서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남성성을 강요하는 또래 문화에 반감을 느끼게 돼 기독교에 의지하게 됐고, 대학생 때부터는 평화와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 신념에 따라 여러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고 진술했다. 대학원에서는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다양성을 파괴하는 군대 체제를 거부하게 됐다고 자신의 ‘양심’ 형성 과정을 설명했다.

1심은 정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200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제시했다.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다고 본 2018년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 변경을 근거로 들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소수자를 존중하는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에서 비폭력주의와 반전주의를 옹호하게 됐고, 그에 따라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이 비폭력주의·반전주의 신념을 이유로 현역 입대를 거부한 사안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수긍한 최초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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