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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우정·수줍음에 섞인 탐욕·오만·질투…꽃말로 풀어낸 세 이야기

[그림책]사랑·우정·수줍음에 섞인 탐욕·오만·질투…꽃말로 풀어낸 세 이야기

꽃들의 말
장프랑수아 샤바 글·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김지희 옮김
오후의 소묘 | 60쪽 | 1만9000원

19세기 유럽에선 ‘꽃말’ 문화가 성행했다. 색채와 모양만큼이나 다채로운 꽃말들은 꽃을 주고받은 사람들만 공유하는 ‘비밀의 언어’였다. 사랑, 탐욕, 질투, 희망, 수줍음…. 경직되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공공연히 드러낼 수 없던 감정들이 꽃을 통해 전달됐다.

<꽃들의 말>은 자줏빛 튤립, 흰 패랭이꽃, 붉은 작약의 꽃말에서 영감을 얻은 세 가지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 장프랑수아 샤바가 글을 쓰고,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림을 그렸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인용구가 한 편의 신비로운 전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주색 튤립’ 편은 구근 하나로도 고급 저택과 보물들을 살 수 있었던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이 배경이다. 어느 날 에라스무스 반 흄이라는 식물학자가 ‘모브’라는 이름의 튤립을 만들어낸다. 너무나 아름다워 가격조차 매길 수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튤립. 모브가 탄생한 바로 그 순간부터 식물학자의 머릿속엔 이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열망뿐이었다.

[그림책]사랑·우정·수줍음에 섞인 탐욕·오만·질투…꽃말로 풀어낸 세 이야기

하지만 모브를 지키고 싶다는 열망이 짙어질수록, 순진한 식물학자의 삶은 망가져만 갔다. 귀족풍 드레스의 레이스 소맷자락 같은 그 꽃잎을 마주한 순간, 사람들은 탐욕과 광기에 이성을 잃었다.

결국 제 손으로 모브를 버리게 된 식물학자의 마지막 모습이 탄식을 자아낸다. ‘영원한 사랑’과 ‘헛된 사랑’. 모순되는 듯한 자주색 튤립의 두 가지 꽃말이 와닿는 순간이다.

하얀 패랭이꽃(진정한 우정), 붉은 작약(수줍음, 정이 깊어 떠나지 못함)의 꽃말 역시 아름답다. 하지만 샤바는 그 아름다움에 도달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탐욕과 오만, 질투 같은 어두운 감정들까지 두루 주파한다. 주종관계에 가까웠던 두 친구는 생사를 걸고서야 진정한 우정을 깨닫고, 오직 자신의 아름다움에만 심취했던 여성은 구혼자의 죽음을 목격하고서야 사랑에 눈을 뜬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이야기는 깊고 메시지는 다층적이다.

콘세이요가 그린 삽화는 이 책을 한 편의 예술작품으로 격상시킨다. 전작 <잃어버린 영혼> <아무개씨의 수상한 영혼> 등에서 인장처럼 새겨넣은 식물 그림은 이번 책에 이르러 눈부시게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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