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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제로웨이스트

입력 2021.06.29 03:00

수정 2021.06.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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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처음 들은 ‘제로웨이스트’한 삶을 살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는 중이다. 사실 내가 하는 것이라곤 빨대나 비닐봉지 받지 않기, 물 끓여 먹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 작고 사소한 것들뿐이다. 솔직히 말해 환경보다 나의 편리함을 선택할 때도 많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더 설득하기 어렵다. 나조차도 완벽하지 않은데, 내 옆 타인의 손에서 무신경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를 내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

청년참여연대에서 진행하는 제로웨이스트 워크숍에 찾아온 청년들의 고민도 비슷하다. 자족적 실천으로 그치는 게 아쉬워 뭐라도 함께해보고 싶다는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다. 몇 명은 타 단체의 젊은 활동가였는데, 제로웨이스트 등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을 본인의 단체 활동에 적용하고, 기후위기에 무신경한 동료(선배) 활동가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알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여기서 세대 구분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감수성’은 젊을수록 더 예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중장년층은 환경보다 개발 논리, 경제 논리에 더 익숙하다. 기후위기도 ‘환경’이란 당위성보다 그로 인한 불평등을 설명해야 고개를 끄덕인다. 일회용 용기를 없애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의 주 고객층도 2030대 여성이다. 청년을 중심으로 노플라스틱 운동이 ‘힙’한 삶의 방식처럼 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회적 가치를 일상과 연결해 실천하는 게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일까.

워크숍 참가자와 강연자의 질문과 답변에서 여러 가치의 연결점을 본다. “제로웨이스트는 결국 살림하는 사람, 다시 말해 주부인 여성들에게 죄책감을 주고 더 큰 노동 부담을 주기도 해요. 그래서 제로웨이스트가 ‘페미니즘’적이지 못하다는 친구의 말에 반박도 못했어요.” 한 워크숍 참가자의 고민에 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이기도 했던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는 말했다. “살림이 왜 여성만의 노동으로 남았는지, 왜 가사노동은 평가절하됐는지 물어야 해요. 페미니즘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성의 문법에 억압받는 소수자를 찾고 이를 함께 바꾸자는 운동이에요. 그대로는 우리 삶이 지속 가능하지 않잖아요. 제로웨이스트도 똑같아요. 이대로 우리 삶은 지속 가능하지 못해요.”

청년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론, 나는 ‘포기’라는 단어보다는 ‘선택’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때때로 청년은 기성 삶의 문법대로 살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 제도 안에서는 우리 삶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일상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안적인 삶을 선택한 거다. 제로웨이스트도 그 선택 중 하나다.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

제로웨이스트라고 해서 아예 소비하지 않거나 완전히 쓰레기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소비 규모, 생활 방식으로는 삶이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이제는 모두가 안다. 그래서 제로웨이스트는 ‘다른 삶’에 대한 새로운 상상이다. 시민은 계속해서 더 나은 삶을 고민하고 있다. 이 운동이 그저 힙하고 젊은 취향의 생활 방식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개인에서 나아가 공동체가 함께 해결하면 된다. 이제 기업, 그리고 국가가 이를 제도 차원에서 고민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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