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주 유일 4선 주지사
재미 사업가 박동선과 오랜 친구
박정희 정권의 로비 자금 수수

1970년대 한국과 미국 관계를 뒤흔든 ‘코리아게이트’에 연루됐던 미국의 거물 정치인 에드윈 에드워즈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12일(현지시간) 자택에서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 당적의 그는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과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루이지애나주에서 유일하게 4선 주지사를 역임한 정치인이었다.
화려한 언변과 잘생긴 외모로 루이지애나 표밭인 흑인 유권자를 공략했고 세제 개혁으로 재정을 튼튼히 한 스타 주지사였다.
하지만 임기 내내 부패 사건을 비롯해 도박 등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에드워즈 전 주지사는 ‘코리아게이트’ 주인공인 재미 사업가 박동선씨와 오랜 친구 사이였다. 그는 연방 하원의원 시절 박씨가 건넨 2만달러의 로비 자금을 수수해 문제가 됐다.
‘코리아게이트’는 197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인들이 한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미국 의원 등을 상대로 매수 공작을 벌였다”고 대서특필한 사건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가 박씨 등 재미 사업가를 통해 미국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펼친 것이 드러난 것이다.
에드워즈 전 주지사는 ‘코리아게이트’로 연방 대배심에 소환됐으나 박씨가 건넨 돈은 친구의 선물일 뿐이라고 주장해 처벌을 면했다.
하지만 이후 2000년 유람선 카지노 사업 허가와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8년을 복역했다.
2014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낙선하면서 정치 인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