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습기 등 기존 깁스 불편 개선
국내 기술 개발 ‘오픈캐스트’ 주목
부작용 없고 환자들 만족도 높아
개방형 깁스 ‘오픈캐스트’를 착용한 환자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골절이나 염좌(삠)를 당했을 흔히 깁스를 하게 된다.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된 ‘오픈캐스트’가 깁스 환자들이 샤워나 수영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6일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형태의 깁스인 ‘오픈캐스트’가 기존의 합성깁스에 비해 환자의 만족도와 치료 순응도를 높인다는 연구논문을 발표, 신기술을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깁스는 지난 170년간 큰 구조적 변화나 발전 없이 주로 석고나 유리섬유 재질로 제작됐는데, 신체를 빈틈없이 둘러싸기 때문에 통풍이 이뤄지지 않아 악취가 나고 깁스 부위를 씻을 수 없어 환자의 불편이 컸다.
이 교수팀은 그물 형태를 띤 개방형 깁스(오픈캐스트)가 통풍이 원활하고 골절 부위 피부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어, 기존 깁스를 할 때 생기는 염증, 간지러움, 악취, 압박감 등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연구논문에서 밝혔다.
연구팀은 발목 염좌 환자 22명을 무작위로 배정해 오픈캐스트와 기존 합성깁스를 각각 2주 동안 번갈아가며 착용하게 한 후,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이용해 기능과 효과 및 환자의 만족도, 불편함, 부작용을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삶의 질 측면에서 합성깁스에 비해 오픈캐스트가 우월했다. 기존 깁스는 답답함, 가려움, 통풍이 되지 않는 불편함, 깁스 내부에 물이 스며드는 현상, 습기로 인한 불편, 악취를 비롯해 자유롭게 목욕 및 샤워를 할 수 없다. 깁스 안의 피부를 볼 수 없으며,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 면에서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반면 오픈캐스트는 개방적인 구조여서 깁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샤워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기존 깁스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들은 기존 깁스를 풀 때 거쳐야 하는 절단 과정에 큰 공포를 느끼는데, 오픈캐스트는 탈부착이 가능해 절단이 필요 없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혔다.
기능 및 효과 면에서 환자들은 합성깁스가 오픈캐스트보다 더 단단하고, 안정적이고, 부상당한 발목을 잘 보호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통증 경감에 있어 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안정감과 달리 오픈캐스트가 손상된 조직을 합성깁스 못지않게 적절히 보호하고 고정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목 통증의 정도는 손상된 조직이 잘 고정되지 않고 움직일 경우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오픈캐스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깁스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국내기술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국제 저널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의미 깊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퇴행성 관절질환, 발목 스포츠 손상 및 외상 등 성인 족부질환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활발히 지속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정형외과학회지’에 게재됐다.
오픈캐스트는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소아의 팔 골절에 적용한 연구결과에서도 뛰어난 효능과 안정성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국책연구과제로 선정되어 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