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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에서 양성평등부로

입력 2021.07.19 03:00

수정 2021.07.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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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임금의날인 오늘, 우리는 여성도 동일한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환기해야 합니다. … 저희 아버지와 함께 저는 여성과 가족을 위한 행정부의 책무를 지지합니다.”

우석훈 성결대 교수·경제학자

우석훈 성결대 교수·경제학자

2017년 4월4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에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메시지다. 미국 여성은 백인 남성에 비해서 82%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흑인 여성은 68% 그리고 라틴 여성은 62%의 임금을 받는다. 이방카가 인스타그램에 같이 올린 그래프의 내용이다. 이 인스타그램이 격론의 대상이 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여성 임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는 내용 때문이다. 올해 미국 동일임금의날은 3월24일로 약간 앞으로 왔다. 조 바이든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서 더 많은 노력과 함께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힘들어진 여성들의 상황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미국에서는 보수든 진보든, 동일임금의날을 중요한 날로 기념한다. 바른미래당 시절에 신용현 의원이 관련된 법안을 대표발의한 적이 있다. 한국 보수도 이 정도는 했다. 동일임금의날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고용노동부 등 경제 관련 부처들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녀 임금 격차가 33%로 OECD 최하위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일부 보수 쪽 대선후보의 공약으로 등장했고, 경제와 관련된 정책은 고용부 등 경제 부처가 더 잘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여가부는 예산이 1조원 조금 넘는 작은 부처다. 지금까지 남녀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온 것은 경제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다. 여기에 다시 권한을 주면 문제가 풀릴까? 그렇게 보기 어렵다.

여가부는 영원한 조직이 아니라
소임 다하면 다음 단계로 가야
이참에 양성평등부로 개명하고
젠더 불평등 해소나 줄여가는
부처로 재탄생하는 게 어떨까

예전에는 남녀 격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20대 여성에 한해서 보면 공직 등 일부 분야에서는 맞는 얘기다. 하지만 생애주기에서 여성들의 임금 최대치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다. 출산 연령을 맞아 여성들의 평균 임금이 뚝 떨어진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은 출산 후 자기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비정규직 인생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30대 최정점을 기점으로 여성들의 임금은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내려간다.

반면 남성들은 50대 초반까지는 임금이 계속해서 올라간다. 이러한 현상은 고용률에서 소위 M자형 커브 형태로 나타난다. 한국의 여성들은 25세에서 30세까지 고용률이 가장 높다가 이후 급격히 떨어진다. 그리고 45세부터 다시 고용률이 높아져 55세까지 높아진다. 이걸 그래프로 그리면 M자 모습이 나타난다. 이 패턴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여성들이 아예 출산을 하지 않는 경우와 출산과 관련된 여성들의 경제적·사회적 불이익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이다. 우리는 정책적으로 출산의 손실을 최소화시키는 속도보다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여가부가 부처평가에서 몇 년째 계속 꼴찌라서 없애야 한다고도 한다. 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에서 2017년과 2020년 C등급 평가를 받은 건 맞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B등급 평가를 받았다. 썩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년 최하위 등급은 아니다. 평가 특성상 주요 국정 과제가 있거나 한·일 무역 분규 등 특정 이슈가 많은 부처가 유리하다. 조직이 작아서 지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어려운 여가부나 통일부, 통계청 혹은 법무부 같은 곳이 불리하다는 것이 총리실의 설명이다. 평가 지표가 여가부에 구조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나도 여가부가 항시 조직으로 영원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소임을 마치면 발전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위원회 구조는 자체적인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서 시급한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 인권위원회와 비교를 하면, 인권은 현안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젠더 불평등은 가족친화기업 인증 업무와 복지 기구 운용 등 자체 사업이 필요해서 위원회 구조로는 좀 무리다.

젠더 불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특정 직종이나 직무에서 남성들이 소외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1994년 위기의 프랑스 공산당의 구원투수로 혜성처럼 등장한 로베르 위는 간호사 출신이다. 남성 간호사의 국회 진출 혹은 정당 대표, 우리는 왜 안 되는가? 이 기회에 양성평등부로 이름을 바꾸고, 업무도 남성이든 여성이든 젠더 불평등을 해소하거나 줄여나가는 부처로 재탄생하는 것은 어떨까? 남성이든 여성이든, 거대 구조 앞에서는 모두 약자다. 그냥 무조건 여가부 폐지, 이렇게 보수가 밀어붙이면 결국 젠더 갈등이 폭발하고 젠더 전쟁으로 격화된다. 좀 더 부드럽게 문제를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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