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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완전중단을 남북정상회담 조건으로 내세운 북한

입력 2021.08.01 22:04

수정 2021.08.0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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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2018평양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여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영접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2018평양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여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영접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일 남북 통신선 복원 조치가 남북 정상회담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연합훈련 문제를 거론했다. 한·미가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상황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달 27일 남북이 통신선 복원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때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은 “(남북 통신선 복원은) 단절됐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남수뇌들이 직접 두 손을 맞잡고 공동선언과 같은 사변적인 합의를 만들어 발표한 후에도 북남(남북)관계가 바라지 않던 곡절과 파동을 겪고 위기에로 치달았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돌이켜본다면, 내가 오늘 말하는 견해가 십분 이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언급은 한·미연합훈련이 계속되는 한 남북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한·미훈련이 중단된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고 밝혀 연습 규모 축소나 연기가 아닌 완전한 중단을 요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수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해왔음을 공개하고 단절됐던 통신선 복원에 합의했다. 이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북한도 이에 완전한 거부 의사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사실상 ‘조건’을 달았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을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일차적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한·미훈련이 중단되면 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밝히면서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 훈련을 중단하도록 압박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의 상징적 표시로 화상을 통한 남북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한·미훈련의 완전한 중단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는 있겠지만 완전 중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통신선 복원이 곧바로 남북 당국 간 대화로 연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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