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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느려도 괜찮아요, 천천히 하세요”…‘느린 키오스크’ 도입

입력 2021.08.03 21:27

수정 2021.08.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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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을 찾은 신모씨가 성동구에서 설치한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을 찾은 신모씨가 성동구에서 설치한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다.

어르신들, 뒤에 줄 서면 ‘당황’
주문 포기하고 돌아서기 일쑤

주민이 아이디어 제안 채택
이마트·CGV 등 4곳에 설치
키오스크 활용법 등 교육도

“화면이 어두워 잘 알아보기도 힘들고, 뒤에 줄이 생기면 신경도 쓰여서 아무래도 편하게 키오스크(무인판매기)를 사용하기가 어려웠죠. 느려도 괜찮다고 하니까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것 같네요.”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성동구가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위해 마련한 ‘느린 키오스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존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의 불편함도 호소했다. 이날 성당 교우들과 함께 극장을 찾은 신모씨(75)는 “키오스크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옆에 없으면 사용할 엄두도 못 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극장이나 마트 등이 조금 더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 대형마트와 극장, 패스트푸드점 등에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위한 ‘느린 키오스크’가 마련됐다.

성동구는 왕십리 이마트와 CGV, 메가박스 성수, 왕십리역 롯데리아 등 4곳에 디지털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느린 키오스크’ 코너를 시범 설치했다고 밝혔다.

성동구는 느린 키오스크 코너 옆에 디지털 소외계층을 배려한다는 안내판을 게시하고 배려를 위한 거리 두기 대기선도 만들어 놓았다. 어르신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바로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한 심리적 부담 없이 천천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느린 키오스크는 성동구가 지난 5월 진행한 제3회 생활밀착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한 주민이 제안한 내용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이용 방식이 비대면 방식으로 변하면서 물건 구매부터 영화 예매, 음식 주문까지 키오스크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어르신들은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었다. 성동구 시책추진과 홍성복 생활밀착정책팀장은 “아이디어를 제안한 박모씨가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다 다른 사람들이 줄을 서자 당황해서 그냥 가시는 걸 보고서 어르신들을 배려하는 캠페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느린 키오스크를 설치할 업체를 발굴해 추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지난 5월부터 ‘스마트 디지털 봉사단’을 운영해 스마트폰 사용법에서 키오스크 활용까지 세대 간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교육도 실시 중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보 격차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디지털 약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천천히 한 걸음씩 모든 이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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