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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피플]“나는 정치인이기 전에 의사” 코로나로부터 ‘행복의 나라’를 지키다

입력 2021.08.04 21:00

로테이 체링 부탄 총리

로테이 체링 부탄 총리가 지난해 6월 글로벌 백신 정상회의에 원격으로 참여해 공평한 백신 분배와 개도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백신면역협회

로테이 체링 부탄 총리가 지난해 6월 글로벌 백신 정상회의에 원격으로 참여해 공평한 백신 분배와 개도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백신면역협회

열악한 의료 여건에도 성인 대상 백신 접종 완료 ‘철벽 방어’

“의사는 메스를 들고 환자를 수술하고 나는 정치인으로서 펜을 들고 나라를 수술한다. 하지만 정치는 내 삶에서 지나가는 과업이다. 나는 정치인이기 전에 의사이다.”

로테이 체링 부탄 총리(52)는 매주 토요일이면 흰 가운을 입고 환자 앞에 선다. 정치인이 된 후에도 늘 그래왔다. “다른 사람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는 것처럼 나는 수술을 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적도 있다.

한때 부탄에서 유일하게 숙련된 비뇨기과 전문의였던 그는 선대 국왕의 이름을 딴 국립위탁병원에서 정계입문 전까지 근무했다. 2013년 신생 부탄연합당(DNT)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당은 원내진출에 실패했다. 체링 총리는 2018년 5월 당대표가 됐고, 그해 11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됐다.

부탄연합당의 핵심 공약은 의료정책 개선이었다. 부탄에서 모든 의료는 외국인에게까지 무상제공된다. 하지만 의료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부탄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0.4명으로 미얀마(0.6명)보다 적다. 현대적 병원은 도시에만 있다.

열악한 의료 여건에서도 코로나19 국면에서 부탄의 성과는 도드라진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부탄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532명, 누적 사망자는 2명이다. 부탄이 중국과 인도의 접경에 있고, 델타 변이 발원지인 인도와 특히 가깝게 지내는 걸 감안하면 철벽방어를 해낸 셈이다. 지난달에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성인 대상 백신 접종 완료를 선언했다.

부탄 정부는 지난해 3월 미국인 관광객 1명이 확진되자 3주 동안 전면봉쇄에 들어갔고, 검진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전 국민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저소득층 가정에는 식료품과 상비약 등을 전달했다. 봉쇄기간 체링 총리도 집무실에서 먹고 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 사이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부탄은 4월부터 인도에서 백신 55만명분을 들여와 접종을 시작했다. 인도가 자국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백신 기증을 중단하자 코백스(COVAX) 프로젝트 등을 통해 백신 95만명분을 추가 확보했다. 오지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의료진을 보내 백신을 맞혔다. 페이스북 정부 계정에서도 국민들의 백신 관련 문의에 총리가 직접 답했다. 2차 접종 시작 일주일 만에 성인 90%가 접종으로 응답했다.

행복을 우선시하는 국가 기조가 감염병 유행 국면에서 힘을 발휘했다. 열악하나마 전 국민을 상대로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를 이미 갖춰 신속한 접종이 가능했다. 관광이 주력 산업이지만 단호하게 봉쇄를 결정했다. 의사 출신 총리가 정책의 전문성을 더했다. 소국인 데다 왕실과 불교,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통합을 강조해 동일성을 추구하는 사회라는 점도 방역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부탄 출신 언론인 남가이 잠은 “나는 소규모 공동체의 폐쇄성이 개인을 얼마나 질식시킬 수 있는지 비판해왔지만, 이번 감염병 국면에서 부탄의 성공은 민중과 지도자들이 서로 믿고 하나의 공동체라고 생각하는 끈끈함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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