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볼 고토 미우 메달 걸어주자
갑자기 마스크 내리고 ‘사고’ 쳐
시청 게시판 등 “무례” 비난 빗발

가와무라 다카시 일본 나고야 시장이 지난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청에서 고토 미우가 2020 도쿄 올림픽 소프트볼에서 딴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나고야 | 교도연합뉴스
‘메달 깨물기’는 올림픽 입상자들이 기쁨을 나타내는 제스처. 그러나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선수의 금메달을 깨무는 돌발행동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73)이 지난 4일 도쿄 올림픽 소프트볼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딴 나고야 출신의 고토 미우(20)를 만난 자리에서 ‘사고’를 쳤다.
NHK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가와무라는 고토가 자신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자 “무겁네, 정말”이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마스크를 내리고 메달을 입에 넣었다. 깨무는 순간 ‘딱’ 소리가 났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한 고토는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가와무라 시장은 금메달을 닦지도 않은 채 돌려줬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나온 시장의 부적절한 행동이 알려지자 나고야 시청에는 “무례하다” “코로나 확산의 와중에 해선 안 될 행위”라는 내용의 비난 전화가 쇄도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유도 남자 60㎏급 금메달리스트 다카토 나오히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가 닿는 소리가 났다. 그럼에도 화내지 않는 고토 선수의 넓은 마음이 정말 대단하다”며 “나 같으면 울었을 것”이라고 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 오타 유키는 “선수에 대한 존경이 결여됐다”고 적었다.
가와무라 시장은 “(메달을 깨문 것은) 최대의 애정 표현이었다. 폐를 끼쳤다면 미안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