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레슬링 62㎏·57㎏ 동반 금
‘한날 우승’ 유도 남매 이어 주목

일본의 자매 레슬러인 가와이 유카코(왼쪽)와 가와이 리사코. 연합뉴스
“대회 있는데 한번 해볼래? 메달 따고 싶지 않아?”
아버지가 던진 한마디에 솔깃해진 초등학교 2학년 리사코는 곧바로 어머니가 코치로 있던 주니어레슬링체육관에 등록했다. 한 달간 연습하고 출전한 대회. 그러나 첫 판에서 패했다. 펑펑 울던 딸은 말했다. “나 레슬링 계속 할래.”
큰언니가 운동을 하는 걸 보고 동생 유카코와 유리코도 매트에서 함께 땀을 흘렸다. 막내는 도중에 레슬링을 관뒀지만 리사코와 유카코는 “함께 세계 1위가 되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고된 훈련을 이겨낸 자매는 마침내 그 약속을 지켰다.
남매가 같은 날 금메달을 목에 건 유도에 이어 이번엔 레슬링 자매가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주인공은 일본 레슬링 여자 57㎏의 가와이 리사코(27)와 62㎏에 출전한 유카코(24) 자매다.
리사코는 지난 5일 2020 도쿄 올림픽 레슬링 여자 자유형 57㎏급 결승에서 이리나 쿠라치키나(벨라루스)를 5-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63㎏급에서 금메달을 땄던 그는 이번 대회엔 체급을 낮춰 또 금을 수확했다. 하루 전날에는 유카코가 자유형 62㎏급에서 키르기스스탄의 아이수루 티니베코바를 4-3으로 누르고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일본의 하계올림픽 사상 같은 대회에서 자매가 나란히 금메달을 따낸 건 이들이 처음이다.
이들의 부모 역시 일본 레슬링계에서 이름난 선수 출신이다. 리사코는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행복한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쁘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올림픽 남자 유도 66㎏급과 여자 유도 52㎏급에선 남매인 일본 아베 히후미(24)와 아베 우타(21)가 나란히 금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