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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 어때? 대통령 격려에 답해봐라…그런 질문 참 식빵스럽소

입력 2021.08.10 21:49

수정 2021.08.1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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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김연경 맞이’

여자배구 투혼에 생색내는 한국배구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지난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진행된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 | 연합뉴스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지난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진행된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인천공항 | 연합뉴스

공항 귀국 행사서 ‘황당 인터뷰’
여자 배구팀 포상금 액수 묻고
대통령에 감사 말씀 하라 압박
선수는 당황하고 팬들은 실망
벼랑 끝 한국 배구 ‘답답한 현실’

김연경의 품격있는 답변 ‘눈길’

17일간 펼쳐진 열정의 올림픽이 끝난 뒤 찾아온 여운의 시간. 지난 5년간 올림픽만을 준비해왔던 선수들이 온전히 주인공이 돼야 하지만, 이번에도 그 스포트라이트에 숟가락을 얹는 구태로 감동을 해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9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투혼을 선보인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인천공항 환영식 행사는 황당했다. 선수는 당황했고, 이를 지켜보는 팬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회를 맡은 배구선수 출신 유애자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 겸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의 생색내기식 인터뷰 진행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 부위원장이 직접 간단한 귀국소감을 물은 뒤 다음 질문은 “4강에 오르면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다. 금액도 알고 있나요?”였다.

잠시 머뭇거린 김연경이 “6억원 아닌가요?”라고 답하자 유 부위원장은 포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의 후원금을 상세히 언급하면서 “6억원과 함께 대한체육회에서 격려금이 나올 것이다. 격려금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감사 말씀을 해달라”라고 했다.

김연경은 베테랑답게 “많은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 신한금융그룹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유 부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님이 여자대표팀 활약상을 하나하나 언급하셨다. 김연경 선수의 활약에 감명받아 격려도 했다. 그 부분에 답변을 주셨나요?”라는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께…”라며 당혹감을 표시한 김연경은 “그렇게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번에 많은 분들이 여자배구가 좋은 메시지를 줬다고 하시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앞으로도 기대해달라”고 순발력 있게 답했다.

유 부위원장은 포기하지 않고 “지금 자리가 왔습니다. 거기(대통령님 격려)에 대한 답변으로 인사 말씀을 해주세요”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다시 재촉했다. 김연경도 “방금 전에 했는데”라며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강조해 답변을 했다. 그러자 유 부위원장이 ‘잘했다’는 느낌으로 “그렇죠”라고 맞장구치기까지 했다.

현재 V리그 경기 감독관으로 TV 화면에 자주 노출되는 유 부위원장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배구대표팀 멤버다. 협회 게시판은 행사 의도와 맞지 않은 질문을 연이어 던진 유 부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배구협회는 “사실 유 부위원장과 김연경의 친분이 두텁다. 편하게 대화하는 느낌으로 하려던 게 표현 방법면에서 부적절하게 비춰진 것 같다”고 해명하며 생색내기는 물론 포상금 내용을 강조할 의도가 없었다고도 했다.

사실 배구협회는 여자배구의 성공에 취해 있을 상황이 아니다. 한국배구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대표팀의 버팀목이던 에이스 김연경은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연경이 빠진 대표팀은 국제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남자배구는 이미 아시아 무대에서도 메달권에 들지 못한다. 선수가 부족한 아마추어 배구는 고사 직전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여자배구 대표팀의 환영식이 요상한 방향으로 진행되며 한국배구의 치부가 새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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