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유해, 서거 78년 만에 국내 봉환

정대연 기자
카자흐스탄 크질로르다에 있는 홍범도 공원. 이 공원에 홍범도 장군의 묘가 있다. 정부는  광복절인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다. 2016년 7월 촬영. 사진가 김진석 제공

카자흐스탄 크질로르다에 있는 홍범도 공원. 이 공원에 홍범도 장군의 묘가 있다. 정부는 광복절인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다. 2016년 7월 촬영. 사진가 김진석 제공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1868~1943)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 안장돼 있는 여천 홍범도 장군 유해가 광복절인 오는 15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해 봉환을 위해 14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특사로 하는 특사단을 카자흐스탄에 파견한다. 특사단에는 여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대표 자격으로 배우 조진웅씨가 참여한다. 박 대변인은 “15일 저녁 최고의 예우 속에 대한민국에 도착하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16일과 17일 양일간 국민 추모기간을 거친 후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민족정기 선양, 국민 애국심 고취, 고려인의 민족정체성 함양,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해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홍범도 장군은 독립군 대장으로 1920년 일본 정규군과의 싸움에서 최초로 승리한 봉오동 전투와 최고의 승리인 청산리 대첩을 지휘했다. 연해주에 거주 중이던 1937년 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이주됐고, 1943년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현지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부는 1962년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수여했다.

카자흐스탄 크질로르다에 있는 홍범도 공원. 이 공원에 홍범도 장군의 묘가 있다. 정부는 광복절인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다. 2016년 7월 촬영. 사진가 김진석 제공

카자흐스탄 크질로르다에 있는 홍범도 공원. 이 공원에 홍범도 장군의 묘가 있다. 정부는 광복절인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다. 2016년 7월 촬영. 사진가 김진석 제공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때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공식 요청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서 독립운동가 계봉우·황운정 지사와 배우자 등 4인의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이어 지난해 3·1절 101주년 기념사에서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토카예프 대통령 방한에 맞춰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이 추진됐으나 코로나19로 방한이 무산되면서 유해 봉환도 미뤄졌다. 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 전승 100주년인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립군을 기리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늦어졌지만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에 잠들어 계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와 독립운동의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할 것”이라고 썼다.

이번 유해 봉환에 맞춰 토카예프 대통령의 방한도 이뤄진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초청으로 이달 16~17일 이틀간 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 정상 방한은 처음이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은 2016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이후 5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당시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두번째로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박 대변인은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으로, 신북방정책 추진의 핵심 협력국”이라며 “문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과 17일 오전 정상회담을 갖고, 같은 날 만찬을 주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17일 홍범도 장군 훈장 추서식에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첫번째 정상회담 이후 추진돼 온 후속 협력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교통·인프라·건설, 정보통신기술(ICT), 보건,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실질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간 문화·인적 교류를 증진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내년 한국과 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공고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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