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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출소 직후 허리 숙여…“비난·기대 잘 듣고 있다” 자택 아닌 서초동 삼성 사옥 먼저 찾아 사장들 보고 받아

입력 2021.08.13 20:54

수정 2021.08.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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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제한’ 제도의 허점 드러나

구치소 앞 찬반 단체들 대치에

청와대 앞에선 정부 규탄 회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13일 이 부회장이 출소하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환영’과 ‘규탄’하는 내용을 적은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반대하는 단체 회원들이 13일 이 부회장이 출소하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환영’과 ‘규탄’하는 내용을 적은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윤중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3)이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인 13일 풀려났다.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으로 이날 출소한 이 부회장은 오전 10시5분쯤 검정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왔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하고 취업도 제한된 데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며 답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경제활동 계획은 무엇이냐’ ‘(가석방이) 특혜가 아니냐’고 묻는 기자들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곧바로 현장에 마련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선 이 부회장이 풀려나기 1시간30분 전부터 이를 규탄하는 민주노총과 옹호하는 보수 유튜버 등이 뒤섞이며 대치하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조가 “이재용 구속하라”고 구호를 외치면, 반대 측에서 “일하고 먹고살자”고 맞받아치는 식이었다.

참여연대 등 1056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이재용 특혜 가석방 강행한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법치주의를 짓밟은 문재인 대통령의 행위를 똑똑히 기억하겠다”며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관련 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 보호관찰을 받게 되고, 취업제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이날 출소 직후 향한 곳은 자택이 아닌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이었다. 이 부회장은 사옥에서 삼성전자 사장들을 만나는 등 부재중 경영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사장단 회의가 열린 것은 아니지만, 207일간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그간의 주요 현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법령에 규정된 ‘취업제한’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취업제한 제도의 빈틈을 파고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법무부는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재수감된 직후 취업제한을 적용했지만, 이 부회장은 실형 선고·수감 이전부터 ‘미등기 임원직’을 유지해왔다.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취업’이라 볼 수 없다는 재계 논리를 따른 것이다. 2014년 횡령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최태원 SK 회장은 무보수로 회장직을 유지했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횡령·배임 범죄로 금전적 피해를 야기한 임직원의 경영권을 일정 기간 제한해야 한다는 조항인 만큼 당사자가 ‘회사에 재직해서는 안 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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