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성·어린이를 지켜주세요” 탈레반이 죽이려 한 말랄라의 호소

문주영 기자

머리 총상…최연소 노벨 평화상

난민 위해 각국 국경 개방 촉구

아프간 여성에 대한 우려 표한 '탈레반 피격 소녀' 말랄라. 연합뉴스

아프간 여성에 대한 우려 표한 '탈레반 피격 소녀' 말랄라.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총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4·사진)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과 관련해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며 “지역 강국들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랄라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실은 기고문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난 20년간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 그들이 약속받은 미래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이 고향인 말랄라는 학교 갈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15세 때인 2012년 탈레반 대원으로부터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한 후 그와 가족들은 영국 버밍엄으로 이사했다.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여성과 어린이 교육권 확보에 힘써온 말랄라는 2014년 최연소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총 든 남자들이 규정하는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일부 탈레반 인사들이 여성이 교육받고 일할 권리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탈레반의 역사를 고려하면 아프간 여성들의 두려움은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2주간 아프간의 교육 활동가들과 접촉했다는 말랄라는 “한 시골 학교 운영자가 교사·학생들과 연락이 끊겼다며 주민들이 굶주림과 물 부족으로 죽지 않게 즉각 인도주의적 구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말랄라는 이어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들이 피란민들에게 문을 열고, 난민 어린이들의 학교 등록을 허락하며, 캠프와 정착촌에 임시 배움터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레반이 여성에게도 종교가 아닌 수학과 과학을 배울 권리, 대학에 진학할 권리, 직업을 고를 자유를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같은 날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도 “미국·영국이 아프간의 난민과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며 각국이 아프간 난민들에게 국경을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에는 아프간 민간인들, 특히 소수자와 여성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결의안을 채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연합군에 대해선 “그들은 민주주의 강화나 극단주의 이념 근절에 관심이 없었다”며 “모든 국가, 모든 그룹이 아프간에서 저마다의 이익을 추구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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