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OECD 최악 성별 임금격차, 바꿀 생각이 있긴 합니까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OECD 최악 성별 임금격차, 바꿀 생각이 있긴 합니까

입력 2021.08.19 03:00

수정 2021.08.19 03:04

펼치기/접기

지난 몇 주간 여성노동 문제에 대한 취재를 자원해 ‘유리천장 박살 프로젝트’ 기사를 작성했다. 매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유리천장 지수 실태와 최악의 성별 임금격차에 부끄럽다는 논평을 하는 것이 지겨웠다. 원인이 뭔지, 되풀이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고 싶었다. D데이는 여성가족부의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 발표일로 잡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상장기업 임원 중 여성은 5.2%로,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유리천장 지수’ 항목 중 하나로 발표하는 OECD 회원국의 여성 임원 비율 평균(25.6%)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OECD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는 성별 임금격차 취재 결과는 더 절망적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13년 ‘동일임금 가이드라인’을 통해 성별 임금격차를 ‘차이’와 ‘차별’ 요인으로 구분했는데, 2019년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설명될 수 없는 차별 요인(66.4%)이 차이 요인(33.7%)의 2배에 달했다.

송현숙 논설위원

송현숙 논설위원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한국 여성노동의 특징은 극심한 성별 임금격차와 성별 직종·직무 분리, 돌봄책임과 경력단절, 결국 비정규·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로 수렴하는 현실 등이다. 이 모든 요소가 씨줄과 날줄로 단단히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법률이 금지하고 있는 임금차별과 채용, 배치, 승진, 정년·퇴직 및 해고 등의 고용상 차별을 받아도 구제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길은 없다. 모순된 구조와 일·가정 양립이 불가능한 상황을 사회가 만들어놓고 개인의 문제라며 여성들을 탓한다.

일터에서의 차별은 명시적으론 금지돼 있지만 관행이라는 한마디면 모든 것이 간단히 용인됐다. 여성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30%의 임금을 덜 받고, 특정 직종, 하위 직군에 몰려 있어도, 임원 100명 중 95명이 남성이고, 출산·육아를 위해 여성들만 대거 퇴직하는 현실에도 우리 사회는 관행이라고 감싸며 문제의식조차 못 느낀다. 이 관행은 오륙남(50·60대 남성)들의 가부장적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는 관행이 아닌 ‘성차별’이다. 우리보다 성별 임금 차이가 훨씬 작은 선진국들은 이 차이를 인종차별과 같은 범죄로 보고, 다각도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정작 성별 임금격차 최악인 우리는 원인 규명도, 고치려는 노력도 충분치 않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경제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 유수의 경제전문가집단이 ‘우머노믹스(Womenomics)’를 말한다. 골드만삭스는 2019년 우머노믹스 5.0 보고서에서 한국 노동시장에 남녀의 동등한 참여가 이뤄진다면 국내총생산(GDP)의 14.4%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17년 노동시장 성차별 해소 시 한국의 GDP 10% 증가를 예상했다. 여성 경제참여의 발목을 잡는 것은 GDP 10% 이상의 증가 기회를 우리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 주요 후보 4명이 공약했던 성평등 임금공시제부터 제대로 한번 해보라. 전문가들은 성별 직종·직무 현황, 고용형태, 임금격차 등 정확한 정보가 담겨 있는 격차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내도록 하고, 차별이 확인될 경우 제대로 된 페널티를 물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2018년 감사원 조사로 금융권의 성차별 채용 비리가 드러났는데도, 해당 회사들은 ‘여자가 너무 많으면 곤란해 남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점수를) 올려준 것으로 조작이 아니라 조정이다’ ‘출산과 육아휴직 등 여성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인력운용 차원에서 채용 비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뻔뻔한 대답을 내놓는 마당이다. 기업들은 ‘영업상 기밀’이라며 난색을 표하지만, 극약처방이라도 내려 성평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일터의 성차별이 시정되지 않고는 저출생도, 임금격차도, 청년 문제도 풀리지 않는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의 말대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과중한 생계부양 부담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남성들도 피해자다. 일한 만큼 대접받고 노력한 만큼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업,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가정 양립 일자리는 남녀 모두의 의제가 되어야 한다. 여성친화적 혹은 남성친화적 직업은 없다. 좋은 직업, 덜 좋은 직업, 나쁜 직업만 있을 뿐이다.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남녀가 서로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때 경제도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도 늘어난다. 세계가 그 방향으로 가는 이유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