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안 되지만, 성소수자 이웃은 싫다?

김태희 기자

서울시민 1000명 설문 조사

34%만 “이웃이어도 괜찮다”

‘사회적 소수자’ 해당 시민

3명 중 1명 “정체성 숨긴다”

성소수자, 이주노동자로서 ‘소수자’에 속하는 서울시민 3명 중 1명은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민 80%는 다른 문화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소수자가 이웃이 되는 등 자신의 일이 될 경우는 3명 중 1명만 동의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6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시 문화다양성 시민인식지표 개발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12일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21.2%는 종교와 가치관, 행동양식 등에서 사회의 주류에 속하지 못한 자신만의 ‘비주류 문화표현’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비주류 문화표현이 있다고 한 응답자 가운데 21.7%는 자신을 사회적 소수자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들 중 문화와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사람은 3분의 1에 달했다. 34.8%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다’고 답했고 30.4%는 ‘보통이다’, 34.8%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시민들의 문화다양성 수용에 대한 인식과 실제 소수자에 대한 수용도 사이의 괴리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79.5%는 다른 문화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답했으며, 69.4%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문화적 배경별로 구체화해 이뤄진 질문에서는 수용도가 이보다 낮게 나타났다. ‘성적지향·성정체성’에 대해 ‘존중한다’고 답한 비율은 47.1%에 그쳤다. ‘종교·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는 53.3%, ‘출신 지역’은 60.2%, ‘비주류 문화예술 취향’은 60.7%가 ‘존중한다’고 답했다.

특히 소수자와 지내는 것이 ‘내 일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시민들은 한층 더 배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응답자 중 34.2%만 성소수자와 ‘이웃이 되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했다. 28.9%는 성소수자와 이웃이 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주노동자와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도 각각 44.5%, 45.4%가 이웃이 되는 것에 ‘동의한다’고, 14.8%와 16.8%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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