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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98%가 ‘실수요’인데…규제 만지작, 세입자 불안 가중

입력 2021.09.12 21:35

수정 2021.09.1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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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억제 카드 가능성

은행엔 조기 대출 문의 급증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14% 증가했지만 전세자금 대출의 98%는 실수요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전세대출 규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19조967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4조7543억원(14.02%)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4.28%)보다 세 배 이상 높다. 금융위는 전세대출이 이처럼 가파르게 증가한 배경으로 전세대출을 이용한 ‘빚투’나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매입)가 상당히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해왔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전세자금 대출 급증이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세자금 대출 중 주식 투자 등에 사용될 여지가 있는 돈은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유일하다. 그러나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기준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전세자금 대출의 1.94%(2조3235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98%는 실수요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활안정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파악할 수는 없으나 생활고 관련 자금 수요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2조5252억원에서 2조3235억원으로 오히려 7.99% 줄어든 상태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규제와 관련해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세자금 대출이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것도 아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지주회장단과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실무적으로 20~30가지 세부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이라면서 “추석 이후에 9월 상황을 보며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전세대출 규제 가능성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며 “전세대출은 실수요자가 많으니 다시 한번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지난 7일 금융연구원 토론회에서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 세 가지가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세 가지 대출 모두 실수요 대출이어서 정책적 진퇴양난에 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은행 영업점으로는 다급한 세입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전세자금 대출 관련 변동이 있는지 창구나 전화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전세자금 대출을 미리 받기 위해 아예 전세 계약을 서둘렀다고 말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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