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신공항 재고를”
지난 5일 오후 전북 새만금방조제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가 민물가마우지 떼를 뚫고 이륙하고 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전북 새만금방조제 수라갯벌에서 KF-16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 무리가 상공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새만금 주변의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를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으나 충돌 장면이 찍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지난 5일 오후 3시12분쯤 새만금 수라갯벌 상공에서 KF-16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 무리가 충돌하는 사고 장면을 카메라에 포착했다고 7일 밝혔다. 가마우지 무리와 부딪친 전투기는 다행히 무사히 빠져나갔다. 이 전투기는 전북 군산에 주둔 중인 38전투비행전대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을 찍은 오동필 활동가는 “수라갯벌 멸종위기 동물을 관찰하던 중 전투기가 뜨고 가마우지 무리가 창공에 날아오르기에 조류충돌이 걱정돼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면서 “순간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면 (조류충돌을) 촬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KF-16 전투기는 5일 훈련 중 수라갯벌에서 선회 후 방향을 바꿔 낮게 비행하다 이동하는 민물가마우지 무리와 충돌했다. 200여마리의 민물가마우지 무리는 전투기가 다가오자 이를 피하기 위해 대열이 흐트러졌다.
전투기는 무리 속을 통과했고, 일부 가마우지는 비행기 기체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됐다. 전투기가 지나간 직후 민물가마우지 한 마리는 수라갯벌 주변 배후습지로 떨어졌다.
시민생태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이런 장면을 촬영한 게 우연이 아니라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문제”라며 “새만금 주변은 일반적으로 열린 해변이 아니라 늪과 호수(호소)로 형성돼 매년 민물가마우지 2만여마리가 집단서식을 한다. 항공기와 부딪힐 위험이 많다”고 전했다. 38전투비행전대 관계자는 “이날 비행한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확인했으나 조류와 충돌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중서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3일 모니터링 결과 새만금 수상태양광 예정 부지 주변에 검은머리흰죽지 3만여마리가 월동하기 위해 내려와 있는 것이 관찰됐다”며 “오리류 증가는 10월 이후 신공항 부지의 조류충돌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