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2019년 7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8일 도이치모터스를 압수수색했다.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이날 도이치모터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조작할 때 자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고, 주식을 헐값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경찰이 2013년 내사를 벌였지만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종결 처리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2월 경찰의 내사보고서를 입수해 김씨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지난해 9월에는 윤 전 총장의 장모인 최은순씨도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4월 김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회사들을 압수수색했지만 당시에는 도이치모터스 본사는 대상이 아니었다. 검찰이 압수한 자료와 관련자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를 압수수색할 단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을 압수수색해 2013년 권 회장을 소유지분 공시의무 위반 혐의로 조사했던 자료를 확보하고 당시 관련자들을 불러 주식 거래 경위를 조사해왔다. 검찰은 지난 1일 사건 핵심 관련자 3명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이모씨는 지난 6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은 뒤 구속됐고, 출석을 연기한 김모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다른 피의자인 이모씨는 연락을 끊고 잠적해 검찰이 추적에 나섰다. 이씨는 주식시장에서 ‘선수’로 통하던 인물로 권오수 회장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4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검찰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에서 압수한 자료 분석과 구속된 관련자 조사를 끝내면 김씨나 권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