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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식 1사레’ 탈출 훈련

입력 2021.10.13 03:00

수정 2021.10.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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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별명은 ‘1식 1사레’이다. 식사할 때마다 꼭 한 번씩 사레가 걸려 캑캑거린다.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에 참으로 민망하게도, 음식점에서 식사 도중 사레가 걸리는 바람에 나를 돌아보는 무수한 불안한 눈동자들에 대고 “아, 제가 사레가 걸려서요”라고 변명하듯이 고한 적도 있을 정도다.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좀 천천히 먹어”라는 충고도 들어본 적 있다. 하지만 나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편은 아니다. 내가 사레에 잘 걸리는 이유는 첫 번째는 해부학적으로 식도와 기도가 가깝기 때문이고(이건 엄마를 닮았다), 두 번째는 자세가 좋지 않은 거북목이라 고개를 앞으로 쑥 빼고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이건 아빠를 닮았다). 고개를 앞으로 빼고 먹으면 식도와 기도 사이의 후두개가 잘 닫히지 않아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기 쉬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나도 어느새 40대에 접어들어 신체적 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레가 걸리면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사실 사레가 안 걸리는 게 더 위험하다. 사레는 기도, 기관지, 폐로 음식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기 때문이다. 삼킴 근육이 마비되거나 약화된 사람들은 사레조차 걸리지 않고 음식물로 폐까지 쑥 들어가기도 하니까.

내가 촉탁의로 근무하는 지적장애인시설에서는 매달 의료사례회의를 한다. 몇 달 전 음식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기도로 자주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 계속 재발하는 분의 건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삼킴곤란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하기 위해 대학병원에 가서 VFSS(Video Fluoroscopic Swallowing Study, 비디오투시삼킴검사)를 받아 결과를 확인했는데, 검사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사실 삼킴곤란이 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던 일이어서, 그분께 잘게 다지고 점도제를 넣어 끈적하게 만든 식사를 제공하고, 삼킬 때 고개를 의식적으로 숙이도록 하는 훈련을 식사 때마다 계속한 지 1년째, 이제는 더 이상 폐렴이 생기지 않아 삼킴기능도 좋아진 게 아닐까 희망을 가지고 받아본 검사였는데, 결과가 1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1년이 넘게 꾸준히 삼킴훈련을 지속해 온 작업치료사님이 기운이 빠질 참이었다. 아니, 그런데 사실 삼킴기능이 좋아지지 않았는데도 폐렴이 더 이상 안 생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아닌가! 물론 기능이 좋아지면 제일 좋겠지만, 사고가 안 생기는 것만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가 끝나고 작업치료사님을 위로하며 평소 궁금하던 것을 질문했다.

“저는 정말 사레가 잘 걸리는데요. 이것도 작업치료를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요?”

노화로 삼킴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이것도 근육이니 훈련하면 튼튼해지고 기능도 좋아진단다. 잠시 후 나에게 논문의 한 페이지를 보여주며 혀를 내밀어 입술 사이에 빼물고 침을 꿀꺽 삼키는 연습을 자주 하라고 알려주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하는 무수한 행동들, 예를 들어 컵으로 물을 마시는 것, 빨대로 음료를 빠는 것이 모두 잘 훈련된 행동들이다. 이런 훈련은 아기 때만 필요한 게 아니라 근육이 쇠약해져 가는 시기에도 필요하다. 게다가 코어 근육이 약해져 허리가 구부정해질수록 고개가 앞으로 빠지게 되어 마치 고개를 치켜들고 하늘을 보는 채로 음식을 삼키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먹을 때마다 고개를 앞으로 내밀거나 드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뒤로 넣으면서 숙이는 자세를 연습하면 좋다.

나는 놀랍게도 혀를 빼물고 침을 삼키는 훈련을 시작하자 정말로 사레에 덜 걸리게 되었다. 매일 이래봤자 식사 전 3~4번씩 침을 삼켜보는 것뿐인데. 장애인분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하나씩 배우다 보니 내 건강도 좋아지게 된다. 이거, 내 노후를 준비하는 셈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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