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의 이재명, ‘팻말 들고, 계좌추적 통지서 흔들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시종일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후보는 미리 준비해온 여러 팻말을 들고 각종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조직폭력배 연루 주장이 나왔을 때는 황당하다는 듯 웃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부정적으로 연상시키는 영화의 한 장면을 틀고, 이 후보와 스캔들이 났던 여배우의 발언까지 거론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준비해온 팻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후보는 국감 초반 ‘돈 받은 자= 범인, 장물 나눈 자 = 도둑’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어보였다. 대장동 의혹의 본질이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부산 엘씨티(LCT) 사업과 대장동 사업의 공공환수 금액을 비교한 팻말을 들고는 대장동 사업에서 개발이익을 환수한 점을 강조했다. 대장동 토지이용계획이나 택지 개발 관련한 규정 등도 팻말을 활용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수사기관으로부터 받은 여러 장의 계좌추적 통지서를 흔들어보였다. “대장동의 진실은 계좌추척을 통해 밝혀진다”는 한병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다.여러 차례 수사기관의 계좌추적을 받았음에도 자신이 비리와 연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 필요없이 (저의)계좌추적을 하는 것에 다 동의한다. 얼마든지 하시라는 말씀을 공개적으로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의혹 제기에 어이없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여러 사업 특혜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불법사이트 자금을 이 지사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20억원 가까이 지원했다”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자, 황당하다는 듯 “허허허”라며 연신 웃었다. 이 후보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허위 사실로 (하는) 정치적 공세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표적수사 의혹’을 보도한 방송 뉴스를 틀며 이 후보를 엄호했다. 해당 뉴스는 검찰이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이준석씨를 압박수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는 “조직원 이준석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일 당시 추가 기소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부패 불어라’고 했을 때도 이야기 못한 걸 제3자가 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조폭 연루설을 재차 부인했다.

이 후보는 국감 정회시간에 김 의원과 인사하며 “(조폭 연루설을)기자회견 등 책임질 수 있는 자리서 말해달라”고 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기자회견을 하면 고소하겠다는 것 같은데, (이 후보가)참 옹졸한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재명 경기지사의 답변시간과 관련해 항의하며 자리를 뜨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후보 발언에 실시간으로 ‘반박자료’ 자료를 내놓으며 총력전에 나섰다. 서범수 의원은 영화 ‘아수라’ 주인공이 “이 손으로 꼭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라고 하는 장면과 이 후보가 “이 설계는 사실 제가 한 겁니다”라고 말한 장면이 교차하는 영상을 틀면서 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설계자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이 후보와 스캔들이 났던 여배우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여배우의 음성이 일부 흘러나오자 민주당 측에서 “국감과 관련 없는 내용” 등의 고성이 쏟아졌다. 결국 서 의원은 통화 내용 재생을 멈추고 이 여배우가 “그 시절로 돌아가서 나에게 솔직히 했던 것처럼, 전 국민한테 솔직하게 고백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야당의원들은 이 후보에게 지나치게 긴 발언시간을 부여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당의원은 질의부터 똑바로 하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