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 박태정 여사 별세

정환보 기자
안중근 의사의 조카 며느리 박태정 여사가 2014년 MBC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 ‘안중근 105년, 끝나지 않은 전쟁’ 제작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여사는 지난 24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MBC 캡처

안중근 의사의 조카 며느리 박태정 여사가 2014년 MBC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 ‘안중근 105년, 끝나지 않은 전쟁’ 제작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여사는 지난 24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MBC 캡처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박태정 여사가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인은 국내에 거주하는 안 의사 형제의 가족들 가운데 안 의사와 가장 가까운 유족으로, 말년에는 가난과 병마와 싸우느라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5일 안중근 의사의 친동생이자 독립운동가인 안정근(1885∼1949) 지사의 며느리인 고인이 전날 별세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삼일장을 치를 여유가 없어 이날 발인을 마치고 경기 용인시 천주교묘지에 고인을 안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여사의 남편이자 안 의사의 조카인 안진생씨는 1960년대 외교관 생활을 시작하고 여러 나라 대사를 지냈다. 안씨는 1980년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본부 대사로 재직하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강제 해임된 뒤 뇌경색을 얻게 됐고 1988년 사망했다. 8년에 이르는 투병으로 가세가 급속히 기울면서 가족들은 월세를 전전해 오다 서울 양천구의 임대아파트에 거주해왔다.

박 여사와 두 딸, 손녀 등 4인 가족은 장녀 안기수씨가 보훈처에서 매달 받았던 수당 50여만원과 박 여사의 기초연금 외에는 뚜렷한 수입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여사는 지난해 낙상 후 건강이 악화돼 요양원에서 생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여사를 간호하던 맏딸 안기수씨는 지난 3월 6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박 여사의 남은 딸과 손녀도 몸이 아픈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부금을 모아 전달하면 기초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보훈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Today`s HOT
2024 베네수엘라 미인대회 미국에서 일어난 규모 7.0의 지진 모스크바 레드 스퀘어에서 열린 아이스 링크 개장식 성지를 방문해 기도 올리는 무슬림 순례자들
홍수로 인해 임시 대피소 마련한 말레이시아 양국 관계 강화의 시도, 괌과 여러 나라를 방문한 대만 총통
연말 시즌, 바쁜 우체국 물류 센터 식량난을 겪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브라질의 낙태 금지 개정안에 대해 시위하는 국민들 엘살바도르 광대의 날 기념행사 뉴욕 테니스 경기 우승자, 엠마 나바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적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