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5일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앞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들이 여럿 놓여있다. 수사기관들도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 후보를 수사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
윤 전 총장의 대선가도에 특히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이다. 윤 전 총장은 검찰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전달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공수처에 입건된 상태다. 고발 사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공정’과 ‘정의’를 강조해온 윤 전 총장에게 치명타가 된다. 공수처 수사팀(주임 여운국 차장검사)은 지난 2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3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 조사하고 이날은 대검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에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이 있다.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9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수사의뢰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검찰총장이던 지난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현 법무부 감찰담당관)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다. 공수처는 지난달 8일 임은정 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에서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2010~2011년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주가를 조작한 과정에 ‘전주(錢主)’로서 돈을 대줬다는 의혹을 수사한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주가조작에 ‘선수’로 참여한 이모씨와 김모씨를 구속 기소했고, 지난 2일 권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건희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부당하게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한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코바나컨텐츠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이후 협찬 기업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부장검사 정용환)는 윤우진 전 서장이 인천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인허가 관련 로비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았다는 ‘스폰서 의혹’을 수사한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윤 전 서장의 측근인 사업가 최모씨를 구속 기소했고, 지난 1일에는 윤 전 서장을 불러 조사했다. 형사13부(부장검사 서정민)도 윤 전 서장이 2013년 육류수입업자에게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무마해줬다는 의혹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