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본안 판결 때까지”…해당과목 공란 처리해 오늘 성적표 배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결정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수험생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다. 교육부는 10일 예정대로 수능성적표를 배부하되 생명과학Ⅱ 점수는 공란으로 비워두기로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는 고모씨 등 수능 응시생 92명이 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 결정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9일 일부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문항의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은 (해당 문제의 출제 오류 여부를 판단하는) 본안 사건의 판결선고 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능 이후 교육과정평가원에는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160건가량 접수됐다. 제시된 지문을 읽고 두 집단 중 하디·바인베르크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선택지 3개 항목의 진위를 가리는 문항이다. 수험생들은 지문대로 계산하면 동일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오류로 인해 정답을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 타당성이 유지된다”며 ‘이상 없음’ 결론을 내렸다. 이에 지난 2일 수험생 92명이 평가원의 문항 정답 결정을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집행정지 결정으로 대입 전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지만 신청인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답 결정의 집행을 한시적으로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행정소송법은 집행정지의 요건으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을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신청인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공공복리’를 비교해 상대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라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또 “집행정지 결정으로 대입전형 일정에 지장을 줄 수 있기는 하지만 효력 정지 기간을 본안 사건의 판결선고 시까지로 정해, 본안 사건의 심리를 신속하게 진행하면 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는 없다”고 판단했다. 본안 사건의 재판은 수능 성적 발표일인 10일 시작된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교육부는 생명과학Ⅱ 점수는 공란으로 둔 채 10일 수능성적표를 배부하기로 했다. 수능에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학생은 651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