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오류가 았다는 내용의 행정소송 첫 변론기일인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출제오류 논란이 제기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대한 1심 판단이 오는 17일 나온다. 16일 예정된 수시합격자 발표 등 입시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재판부는 입시 일정을 고려해 17일 이전에 선고가 가능한지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는 10일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의 첫 기일에 변론을 종결하고 17일 오후 1시30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날 이 문제의 정답 효력을 정지 처분하면서 “신속하게 결론을 내겠다”고 했었다.
이날 공판에서 평가원 측 대리인은 “이 사건 정답 결정은 국내 최고 전문가가 숙고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어 “문제 풀이 방식상 정답 선택이 가능하며 풀이 과정에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문항에 불완전성이 있다해도 보기의 진위 판단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고 측 대리인은 “정답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답을 고를 수 없도록 만들어진 문제”라며 “평가원이 제시한 풀이과정 중 하나를 택하면 수능 20번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문항이 돼 말이 안 되는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수험생인 원고 측 당사자에게 문제를 푸는 방식을 묻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통상적으로 경우의 수를 살펴 봐 정답을 판단해야 하는데, 문항 사이에 모순이 있어 시험을 푸는 수험생으로서 오류가 당연하다는 자신감보다는 내 풀이에 오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고 다른 집단 모순을 확인할 때까지 시간을 쓰게 된다”며 “이미 답을 알고 났을 때의 풀이방식과 실제 수험생의 풀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했다.
생명과학Ⅱ 과목은 의대 지망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목으로 꼽힌다. 한 수험생은 “이 과목 수험생은 1점으로 대학이 갈라지고 학과가 갈라지는데 2점은 중요도가 얼마나 크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은 재판 종료 전 발언 기회를 얻어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데 1점으로도 합격이 갈리므로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이 문제에 많은 시간을 써 다른 문제에 집중할 수 없었다. 20번 문제 자체가 아니라 전체 시험에 영향을 줬고 그런 점에서 응시생 전체가 억울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에서 왔다고 밝힌 한 관계자는 20번 문제 정답 처리가 입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수시전형의 최저 등급 충족 여부와 정시전형 지원자 선발 등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4일 오전까지 결과가 나오면 16·17일에 (수시 합격자를) 정리해서 발표할 수 있다. 만약 (선고가) 지연되면 정시 모집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변론은 모두 들은 뒤 “가급적 학사 일정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빠르게 심리하려 하지만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사정이 있다면 선고 기일을 당길 수 있는지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