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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공간, 옥상을 녹화하자

입력 2021.12.17 03:00

수정 2021.12.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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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4의 공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일반적으로 제4의 공간은 사이버공간을 의미한다. 사이버공간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추상의 세계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에도 제4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공간은 사이버 세계와는 달리 접근만 하면 직접 체험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바로 옥상이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교수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교수

옥상은 보행자의 시선에는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그래서 제4의 공간이라고 부른다. 도시에서 이 제4의 공간인 옥상은 또 다른 신세계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도시는 땅값이 매우 비싸다. 그래서 가능한 한 높은 용적률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 도시에 있는 건물들은 점점 층고가 올라간다. 과거에는 10층만 되어도 높은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10층이면 낮은 층수에 속하는 시대가 되었다.

도시는 고층화되고 과밀화되면서 심각한 환경문제를 겪고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도시는 산림지역에 비해 사계절 모두 10도 정도 온도가 높다. 미세먼지 문제도 심각하다.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빠르게 하수구를 통해 강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도시공기는 너무 건조하다. 때로 폭우가 오면 도시홍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편리를 위해 만든 도시가 오히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쾌적한 도시를 위해서는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 그런데 도시에는 나무를 심을 공간이 부족하다. 나무가 아니라 풀 한 포기 심을 만한 공간도 찾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방안이 있다. 바로 제4의 공간인 옥상을 활용하는 것이다. 옥상은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절호의 공간이다. 다만 옥상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건물에 물이 새지 않도록 방수를 단단히 해야 한다.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흙도 올려야 한다. 바람에 나무가 날아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묶어두어야 하고, 강한 햇빛에 나무가 마르지 않도록 물도 자주 주어야 한다. 이런 노력만 있다면 옥상에도 나무를 심을 수 있다. 비싼 땅값 걱정도 필요 없다.

그런데 옥상에 나무를 심는 것에 대해 건물주들은 대부분 난색을 표한다. 나무를 심는 비용부터 걱정이기 때문이다. 땅값은 들지 않지만 옥상조경을 위한 비용은 맨땅에 나무를 심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옥상녹화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제도가 필요하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 방안으로 나무를 심고자 하는 논의가 활발하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에 나무를 심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또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멀리 있는 큰 녹지보다 생활권에 있는 작은 녹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도시에서는 생활권 녹지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4의 공간인 옥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옥상은 의무적으로 녹화를 해야 한다. 옥상에 있는 녹지는 온도를 낮추고, 탄소를 흡수하고, 빗물을 저장한다. 또 미세먼지를 감소시키고,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이런 모든 효과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옥상녹화에 필요한 일정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주어야 한다. 의지만 있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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