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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애애앵~ 드론으로 ‘골 때리는’ 농촌 어르신들

입력 2021.12.26 20:53

수정 2021.12.2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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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의 농민들로 구성된 드론 축구팀인 ‘유림어스 축구단’의 선수들이 농기계 창고 안에서 드론을 조작하며 연습을 하고 있다. 평균 연령 65세인 이들은 전국 유일의 ‘노인 드론축구팀’이다. 드론 축구는 드론볼을 공중에 떠 있는 지름 60㎝의 골문(사진 위쪽 가운데)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림어스 축구단 제공

전남 화순의 농민들로 구성된 드론 축구팀인 ‘유림어스 축구단’의 선수들이 농기계 창고 안에서 드론을 조작하며 연습을 하고 있다. 평균 연령 65세인 이들은 전국 유일의 ‘노인 드론축구팀’이다. 드론 축구는 드론볼을 공중에 떠 있는 지름 60㎝의 골문(사진 위쪽 가운데)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림어스 축구단 제공

전국 유일 노인 드론축구팀
평균 65세 화순 ‘유림어스’
농기계 창고서 밤마다 연습
창단 7개월 만에 첫 승 감격

“왜애애앵∼.”

지난 22일 오후 8시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창고에서 굉음이 흘러나왔다. 창고 안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들이 빨간색, 파란색 불빛을 내뿜으며 빠르게 나는 ‘드론볼’을 조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율호씨(68)는 “드론이 나는 소리만 들어도 짜릿하고 흥분된다”면서 “집중해서 연습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이들은 농민으로만 구성된 드론 축구팀 ‘유림어스 드론 축구단’ 선수들이다. 한자와 영어를 조합한 ‘유림(有林)어스(earth)’는 ‘푸른 지구’라는 뜻이라고 한다. 60세 이상 노인 8명이 창단한 이 팀은 전국 유일 ‘노인 드론 축구단’이다.

드론 축구는 드론을 감싼 직경 40㎝의 드론볼을 공중에 떠 있는 지름 60㎝의 골문에 집어넣는 경기다. 양 팀에서 각각 5명씩 선수가 출전해 5개의 드론볼을 조종해 ‘공격수’로 지정된 1 대의 드론볼을 상대편 골문에 통과시키면 점수가 난다. 경기는 각 3분씩, 3세트를 진행한다.

드론 축구는 2017년 캠틱종합기술원이 전북 전주시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드론축구협회에는 유소년 1146개팀, 일반 362개팀, 7500여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협회는 2025년에는 ‘세계 드론 축구 월드컵대회’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이 주축인 드론 축구에 농민들이 빠져든 것은 지난 5월. 40년째 화순에서 농사를 짓던 하 할아버지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드론을 가르치며 중학교 드론 축구팀 감독이기도 한 박인철씨(58)를 따라갔다가 드론 축구에 매료됐다. “번쩍번쩍 불빛을 내며 시속 60㎞로 날아다니는 드론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는 하 할아버지는 주변 농민들을 모아 팀을 만들었다.

버섯 농장, 논농사, 밭농사, 시설하우스 등을 하는 농민 드론 축구팀 선수 8명의 평균 나이는 65세다. 농민들은 경운기나 관리기 등을 보관하던 농기계 창고를 비운 뒤 연습장을 만들었다. 농사일을 마친 오후 7시부터 모여 연습을 한다. 처음에는 손놀림이 둔해 순간적인 동작을 놓쳐 드론이 추락하기 일쑤였다. 교육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땐 유튜브를 보며 독학을 하기도 하고, 손자들한테 개인 교습을 받기도 했다.

팀 최고령인 양근훈씨(71)는 “처음에는 공중에 띄우기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좌우 회전, 뒤집기 등 고난도 비행도 척척 해낸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이젠 드론으로 막걸리나 커피 내기 게임도 한다.

가장 낮은 ‘3부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림어스는 그동안 4번의 대회에 출전했다. 번번이 패했지만 할아버지들이 나서면 참가한 학생들이 환호를 보내며 응원해주기도 했다. 유림어스는 지난 21일 ‘제1회 전남도립대 총장배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창단 7개월 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최근 40대에서 50대 농민 6명이 팀에 새로 가입한 유림어스는 내년 2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씨는 “골이 들어갔을 때는 엔돌핀이 팍팍 솟는다”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이 필요해 치매 예방 등 건강에도 좋고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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