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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 전 테라노스 창업자, 유죄 평결…희대의 벤처 사기극, 옥살이로 종결

피 한방울로 240여가지 질병 진단

전 직원 폭로…대부분 허구로 드러나

11가지 혐의 중4건에 ‘유죄 평결’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연방법원에서 투자자에 대한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새너제이|로이터연합뉴스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가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연방법원에서 투자자에 대한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새너제이|로이터연합뉴스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실리콘밸리의 기린아 대접을 받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한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끝내 옥살이를 하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3일(현지시간) 테라노스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홈스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홈스의 11가지 범죄 혐의 중 테라노스 투자자들을 속인 사기와 공모 등 4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 테라노스 제품을 구매한 환자들을 속여 이익을 취한 혐의 등 4건에 대해선 무죄로 평결했다. 나머지 3건에 대해선 배심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홈스는 피 몇 방울로 200개가 넘는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계를 개발했다면서 미국 의학계는 물론이고 벤처 업계에서 엄청난 각광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스탠퍼드대 화학과 재학생 시절이던 2003년 실리콘밸리에 건강 관련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이듬해 그는 학교를 자퇴하고 사업에 몰두했다. 홈스는 화려한 언변과 홍보 전략으로 많은 투자자들을 불러 모았고, 2012년 혈액 분석기구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밝히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홈스는 에디슨이 피 몇 방울로 암과 당뇨 등 240여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싸고 간편하고 신속하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홈스는 주장했다.

특히 홈스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를 즐겨 입는 등 잡스의 스타일과 말투를 흉내내면서 ‘여자 잡스’로 불렸다.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 등 거물들이 테라노스에 투자했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저명 인사들을 이사로 영입했다. 2013년에는 미국 최대 약국 체인 월그린이 테라노스와 계약을 맺고 40여개 매장에서 에디슨을 이용한 혈액 검진을 시작하기도 했다. 2015년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이 회사 실험실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홈스가 써내려가던 성공 신화는 월스트리트저널이 2015년 10월 홈스가 선전한 테라노스의 기술은 대부분 거짓이라는 테라노스의 전 직원들의 증언을 보도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디슨이 혈액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은 대략 15가지이고 나머지 질병들은 에디슨이 아닌 기존의 기계들을 통해 진단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결국 홈스가 주장했던 테라노스의 기술들이 대부분 허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한때 90억달러(약 10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던 테라노스 기업 가치는 ‘0’으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의 소송이 쇄도했고 테라노스는 결국 청산됐다.

검찰은 2018년 6월 홈스와 그의 전 남자친구인 테라노스의 전 최고운영책임자가 투자자들과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기소했다. 제프 셍크 미 연방 검사는 재판에서 “홈스가 사업 상의 실패보다 사기를 선택했고 부정직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그 선택은 무정했을뿐 아니라 범죄였다”고 말했다.

홈스는 15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자신은 어느 누구도 속일 의도가 없었고, 에디슨의 검진 결과는 전적으로 테라노스의 실험실 책임자 소관이었다고 변명했다. 그는 발와니로부터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법원의 형량 선고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죄 평결이 내려진 4건의 혐의에 각 20년씩 최대 80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실제 형량은 이보다 낮을 것이라는 법률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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