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둘러본 실종자 가족들 “상황 최악, 구조작업 오래 걸릴 듯”

이삭 기자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열흘 만인 20일 실종자 가족들이 처음으로 무너져 내린 상층부를 둘러봤다. 이번 사고의 실종자 가족 모임 대표를 맡은 안모씨(45)는 이날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조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날 오전 다른 실종자 가족 2명과 사고가 난 아파트 내부 상층부를 찾아 1시간 정도 둘러보며 수색 상황과 현장 상태를 참관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열흘만인 20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된 사고 현장 상층부 내부 모습.아이파크 붕괴 희생자 가족협의회 제공.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열흘만인 20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된 사고 현장 상층부 내부 모습.아이파크 붕괴 희생자 가족협의회 제공.

지상 23층부터 38층까지 16개 층이 붕괴된 내부를 둘러본 안씨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울어진 타워크레인만 해체하면 구조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며 “직접 보니 그럴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은 최악이었다”며 “구조대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했다. 가족들과 논의를 거쳐 수색 방식 변경을 구조 당국에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건물 양측 모서리 안팎에서 진행된 붕괴로 생겨난 낭떠러지, 겹겹이 쌓여 옹벽 끄트머리에 매달린 콘크리트 판상 구조물 등을 살펴본 뒤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또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존경스러웠다”고 전했다. 안씨의 말에 따르면 119구조대는 손을 이어 잡거나 밧줄을 몸에 묶고 낭떠러지와 옹벽으로 접근해 콘크리트 잔해를 긁어내고 있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열흘만인 20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된 사고 현장 상층부 내부 모습.아이파크 붕괴 희생자 가족협의회 제공.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열흘만인 20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된 사고 현장 상층부 내부 모습.아이파크 붕괴 희생자 가족협의회 제공.

가족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설 현장을 위한 새로운 안전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씨는 “붕괴 당시 추락과 대피라는 생사를 가른 물리적 거리는 겨우 두어 걸음이었다”며 “사고에 앞서 대피명령 또는 훈련이 있었다면 무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2단지 공사현장에서는 신축 중이던 39층 아파트 1개동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현장에 투입됐던 노동자 6명이 실종됐고, 이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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