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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선거보도의 객관성과 편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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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의 청안백안靑眼白眼]선거보도의 객관성과 편향성

입력 2022.01.24 03:00

수정 2022.01.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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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선거는 ‘미디어 선거’다. 기성 언론 외에 새로운 미디어까지 끼어들었다. ‘삼프로TV’라는 유튜브 채널이 대선 후보자 5인을 초청하여 시행한 인터뷰의 조회 수는 합계 1200만회를 넘어선다. 이럴수록 언론 본연의 역할은 정론적인 선거보도에 있지 않을까. 공직선거법은 선거보도의 공정성을 공적 기구가 심의하는 제도를 매체별로 두고 있다. 이런 제도는 외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중앙선관위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방통위에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언론중재위에 선거기사심의위원회가 각각 설치되어 있다.

정인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정인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선거보도에 관한 원칙의 요청사항은 크게 보아 공정성과 객관성의 두 가지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선거에서 어느 후보자나 정당을 지지한다고 명시적으로 자기 입장을 밝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언론은 그 나름의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완벽한 중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데 문제의 소지가 있다. 객관성이란 기본적으로 사실에 부합하는 것과 그 사실이 전체적 맥락에 맞게 선택되고 배열되는 것이며, 다른 말로 표현하면 허위·과장·왜곡이 없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비방죄를 규정하고 있고, 신문이나 방송 등의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보도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 또는 논평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개 선거가 끝난 후에야 조치가 이루어지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그와 달리 선거보도 심의제도는 신속한 심의·조치를 하는 데 초점이 있다.

투표일 임박해 어느 후보에 대해
기습적인 폭로성 의혹 제기되고
편향 보도되는 게 가장 우려된다
언론 편향 땐 유권자 알 권리는
가짜를 알 권리가 되고 말기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공정성보다 객관성의 판단이 더 어렵다. 최근의 보도를 놓고 객관성을 보자면 이렇다. 대장동 사업 사건의 첫 공판기일에서 김만배의 변호인이 법정에서 한 주장은 대략 “(검찰이) ‘7개 독소조항’이라고 한 것은 대장동 사업의 기본 구조로, 당시 정책 방향에 따라 성남시의 지시·방침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11일자 1면에서 기사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김만배 측, “대장동, 이재명이 지시한 방침 따른 것” ’. 아울러 이 기사는 “해당 방침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사적 지시가 아니라 ‘성남시 공식 방침’이라고 했다”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반박 주장을 실었고, 다른 면의 기사는 변호인의 “성남시가 정한 기본방침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구체화한 것이라는 취지였을 뿐 7가지 사항을 성남시장이 사업자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성남시와 성남시장이 전부 결정했다는 취지는 아니었다”는 해명도 실었다. 그러면서도 같은 날짜 사설에서는 “김만배씨 측 주장은 바꿔 말하면 ‘이 후보가 하라는 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위법하다면 책임자는 이 후보’라는 뜻이다”라고 썼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김만배, “대장동 사업, 이재명 시장이 지시한 방침 따랐다” ’라고 기사 제목을 달았다. 반면 경향신문,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내일신문의 같은 날짜 기사에서는 관계자의 말을 따옴표를 써서 인용하는 것이 아닌 한 ‘이재명의 지시’라는 표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은 조선일보에 ‘이재명 지시’라는 키워드가 헤드라인과 기사 본문에 쓰였고 자당의 반론 제기가 제목의 크기나 기사 분량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등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인터넷선거보도 심의기준 제4조는 객관성의 심의기준으로 중요한 사실의 과장·부각·축소·은폐, 보도제목의 과장 및 왜곡 등을 들고 있다. 민주당의 반론 제기에 관한 주장은 위원회의 종전 심의례에 비추어보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의 지시’라는 표현은 변호인의 실제 발언과는 거리가 있고 나아가 자칫하면 이 후보 개인의 형사책임을 시사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반면 이 정도면 표현의 자유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 든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래서 객관성의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작 우려되는 것은 투표일이 가까워졌을 때 어느 후보자에 대해 기습적으로 폭로성 의혹이 제기되고 이것이 편향적으로 보도되는 일이다. 전례 없이 주요 정당의 후보자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고 후보자마다 여러 가지로 도덕성 등에 ‘리스크’가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네거티브 공격에 미처 대처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투표일이 닥쳐오는 사태는 일을 당한 이에게 악몽 같을 것이다. 언론이 공정보도 자세를 잃고 편향될 때 유권자의 알 권리는 가짜를 알 권리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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