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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의 ‘정치 대화’

입력 2022.01.28 18:26

수정 2022.01.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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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과 한국의 대선일은 왔다갔다 한다. 미국은 4년마다 11월 첫번째 화요일에 열린다. 그날이 기독교 축일 만성절(11월1일)이면 한 주 늦춰 8일에 치른다. 한국 대선일은 5년마다 대통령 임기 종료 70일 전을 기점 삼아 첫 수요일로 잡힌다. 그 앞뒤로 공휴일이 있어 연휴가 되는 해엔 한 주가 연기된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겨울(12월16~22일)에 치러온 대선은 이제 봄(3월3~9일)에 열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바꾼 대선 풍경이다. 달라진 게 또 하나 있다. 추석과 석 달 가까이 멀던 대선은 설과 한 달 남짓으로 가까워진다. 올핸 그 거리가 36일이다.

명절의 밥상·술상엔 정치 얘기가 단골로 얹어진다. 가족·친지·친구와 만나 꺼내드는 화제에 정치가 많고, 그렇게 여론은 전국에서 섞였다 흩어진다. 대선이 코앞인 올 설엔 더할 게다. TV토론을 보거나, 뉴스·여론조사를 접하거나, 혹은 누군가 시작한 말로 얘기꽃이 필 것이다. 정치인은 십중팔구 이름 석 자로만 입에 오른다. 대통령도 대선 후보도 경칭 없이 ‘○○○이’ ‘△△△가’로 불릴 뿐이다. 누구라도 소환하고 호평·비평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목소리가 높아지다 보면 때로 얼굴 붉히는 싸움터가 되는 것도 명절이다.

2019년 11월 미국의 추수감사절도 그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놓고 미국인 39%가 가족과 다퉜고, 가족의 저녁 식사 시간이 정치적 견해가 같거나 다름에 따라 1시간이나 차이난다는 통계도 나왔다. 심리학자들과 언론이 ‘명절 다툼 예방법’을 내놓았다. 미리 정치 얘기가 민감해지면 화제를 돌리기로 약속하고, 이른 아침이나 행사 직전엔 설전(舌戰)을 자제하고, 인신공격은 하지 말고, 내가 타인의 견해를 바꿀 수 없음도 인정하라는 것이다. 명절의 ‘평화’를 위해 참고해볼 만한 얘기다.

설 앞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54%가 ‘떨어져 있는 가족·친지를 만나보겠다’고 답했다. 1년 전(33%)보다 늘었다. 걱정도 없지 않다. 이재명·윤석열의 선두 다툼도, 단일화 기싸움도, 보혁·성별·세대 간 이슈도 뜨겁고 많은 대선이다. 누구를 지지하든 비판하든 설득하든 새길 게 있다. 선을 넘으면 정치 대화는 깨진다. 과유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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