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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장어는 구워야 맛있을까

장어 맛집으로 유명한 한 식당에서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각자 하는 일도 다르지만 모두 요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 모임의 만찬 요리는 제가 제안을 했는데요, 얼마 전 장어에 관한 짧은 글을 쓰다가 그만 장어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장어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흔히 민물장어라고도 부르는 뱀장어입니다. 뱀장어는 주로 민물에서 생활하지만,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잡히기도 하죠. 그런데 이 뱀장어는 알을 낳기 위해 아주 먼 바다로 긴 여정을 떠납니다. 알을 낳으려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와는 정반대입니다. 장어의 일생은 정말 신비롭습니다. 어찌 그리 먼 바다로 나가 알을 낳고, 그 새끼들은 또 어떻게 그 먼 바다를 헤엄쳐 되돌아오는지 여전히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왜 그토록 힘든 여행을 해야만 하는 걸까요?

장어의 비밀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장어가 다 구워졌습니다. 노릇노릇 구워진 장어를 소스에 찍어 입에 넣자 그 맛이 일품입니다. “그런데 왜 장어는 구워야 맛있을까?”

식재료를 구성하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과 같은 영양분은 그 크기가 매우 커서 우리 몸의 미각세포나 후각세포로 직접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 영양분들이 더 작은 크기로 분해되어야 하죠. 입으로 음식을 씹고 침과 함께 소화효소가 분비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가열하면 맛있어지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가열하면 입에 넣기 전부터 이미 충분하게 영양분들이 분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 등이 열에너지에 의해 더 작은 분자들로 나누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요리가 더 맛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작아진 분자들이 서로 반응하면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요, 원재료에 없던 이 물질들이 구우면 맛있어지는 또 다른 비밀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마이야르 반응이 있습니다. 1912년 이를 최초로 발견한 한 프랑스 화학자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죠. 이 반응은 탄수화물이 분해된 당류와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들이 여러 단계의 추가 반응들을 거치면서 다양한 성분들을 만들어내는 반응입니다.

일부 성분들은 미각을 자극하고, 더 많은 다른 성분들은 후각을 자극함으로써 요리의 풍미가 한층 더 다채로워지죠. 타지만 않는다면 온도가 높을수록 이런 물질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니 삶는 것보다 굽거나 튀기는 쪽이 더 맛있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날 장어를 구우며 무척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습니다. 장어의 삶에 관한 미스터리, 그리고 이번 글의 주제이기도 한 왜 장어는 구워야 더 맛있어지는지, 그리고 거기에 더해 장어구이와 잘 어울린다는 와인 이야기까지.

저는 그래서 요리를 좋아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그 안에는 음미해볼 만한 이야기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 이야기도 그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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