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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에 매몰된 인권

입력 2022.02.07 03:00

수정 2022.02.0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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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올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시리아를 2-0으로 이겨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어진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211개 회원국 중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 5개국밖에 없을 정도로 대기록이라고 한다.

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여름밤의 축제로 불리던 월드컵이 올해는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다. 열사(熱砂)의 땅 중동 카타르에서 열리는 까닭이다. 개최국 카타르는 2010년 말부터 약 10년 동안 사막 한복판에 축구장 7개를 만들고, 공항과 고속도로, 호텔을 건설하는 초대형 건설공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카타르는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숫자의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했다. 2021년 기준 카타르 인구는 280만명인데, 이 중 카타르 국적자는 32만명에 불과하고 80%가 넘는 약 250만명이 남아시아 등에서 이주한 외국인노동자와 그 가족들로 추산된다.

이주노동자들은 여름철 최고 기온이 45도까지 치솟는 카타르의 불볕더위 속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축구장을 만들었다. 공사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심장마비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휴식시간이나 보호장비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고, 이러한 ‘온열질환’이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사망원인에 대한 조사와 보상절차 없이 단순한 사고사로 처리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월드컵 공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카타르에서 사망한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5개국 노동자 숫자가 6751명이며, 다른 나라 사망자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2021년 8월 국제앰네스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사현장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가 무려 1만5021명이며, 사망자의 70%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끔찍하다.

모든 노동자는 자신의 일터에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 일터에서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보장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인권이며 이는 피부색이나 국적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월드컵이 진정으로 지구촌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월드컵 경기장을 짓는 데 희생된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먼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독일 축구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예선전에서 유니폼 안에 입고 있던 검정 티셔츠에 선수들이 직접 쓴 ‘HUMANRIGHT(인권)’라는 단어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했다. 노르웨이 대표팀도 경기장 안팎에서 인권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뛰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대표팀도 참여했다.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으로 만든 경기장 위에서 화합의 응원가를 부를 수는 없다. 축구를 사랑하는 더 많은 사람의 목소리와 행동이 이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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