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11일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신천지(이만희 총회장) 교인들이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려고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나도) 경선 직후에 (이런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신천지가 경선에 참여했다는 속보가 뜬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해 11월 무렵에 (관련 내용을) 들었다며 그래서 후보 낙선을 예감했다고도 했다. “누가 주도했는지도 짐작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정치의 꽃인 선거에 종교집단이 개입한 정황이라니 충격적이다.
최근 노컷뉴스 보도로 알려진 신천지 간부 탈퇴자의 폭로는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예사로 넘기기 어렵다. 신천지가 지난해 7월 구역장 이상 간부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탈퇴자는 CBS에 “이만희 총회장이 (구속됐을) 당시에 편지를 하나 써 주셨는데 어떤 한 사람이 나를 도와줬다는 식의 내용이었다”며, “그 한 사람이 윤석열 검찰총장이고 그 덕분에 나올 수 있게 됐으니까 우리가 은혜를 갚아야 되지 않겠느냐 해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당원 가입을 하는 방법 등도 전달받았다고 했다. 신천지 과천본부 관계자는 이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그대로 믿기 어렵다. 지난해 6~10월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에 약 30만명의 신규 당원이 가입했다.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가입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일었다. 수도권에서 당원이 폭증하고 투표율이 70% 가까이 느는 것을 보면서 특정 세력의 개입을 의심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은 지난달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무속인 조언을 듣고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얼토당토않은 의혹을 수사하겠다고 나섰다”고 반발했다. 정교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홍 의원도 “신천지의 (선거) 개입은 이번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빙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특정 종교집단의 몰표는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 반드시 진상이 규명돼야 하며 혹여 신천지의 개입이 사실이라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