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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복원 때문에 물이용 불편?…윤석열 ‘4대강 재자연화 폐기’ 논거 확인해보니

입력 2022.02.20 16:29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경북 상주시 풍물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경북 상주시 풍물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대강 사업’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정책 답변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폐기해야 할 과제로 4대강 재자연화(복원) 사업을 지목했다. “친수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18일에는 낙동강이 흐르는 경북 상주를 찾아 “이것(4대강)을 잘 지켜서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마음껏 쓰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때 홍수예방과 수자원 확보, 하천 문화공간이라는 창출 등 목적으로 4년 간 22조원 이상을 들여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보와 댐, 저수지를 설치한 사업이다. 현 정부는 4대강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는 재자연화 사업을 추진했다.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이 친수관리와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을 준다는 윤 후보 측 주장은 타당할까. 감사원 보고서, 전문가들 자문을 통해 확인해보니 친수관리를 위해선 오히려 강을 복원해야 하고, 농업용수가 부족한 것은 당초 4대강 사업 당시 설계·시공이 잘못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조라테’는 언급도 안 하고 ‘친수’라니

윤 후보는 ‘친수관리’에 4대강 재자연화가 효율적이지 않다고 했지만, 4대강 사업에서 조성한 친수공간이 친수효과가 없었다는 것은 몇 차례의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지적됐다. 4대강 사업 당시 국토부는 4대강의 둔치를 여가 등 복합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2009~2012년 1조7319억원(보상비 제외)을 들여 169.5㎢의 생태하천을 조성했다. 하지만 2018년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7년 친수공간의 저조한 이용도와 예산 부족을 이유로 169.5㎢ 중 60.6%는 유지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관광 측면에서도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친수공간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4대강 지역인 79개 시·군·구의 친수효과 분석 결과, 해당 지역의 방문 여행객 수가 2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친수’의 개념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4대강 복원을 하는게 맞다고 지적한다. 정규석 한국환경회의 정책위원은 “‘친수’를 하려면 강에 가까이 가야 되는데, 4대강 사업은 일반인들이 강에 가까이 갈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며 “유일한 친수공간이라면 자전거 도로 뿐”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 이야기하는 친수공간이라면 여울이나 모래톱 같은 것들이 복원돼야 한다”고 했다.

정작 ‘녹조라테’로 대표되는 4대강 보로 인한 수질악화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이, 친수공간의 효율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8월 낙동강과 금강 일부 구역에서 검출된 녹조에서 발암성이 있는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최근에는 이 주변 노지에서 재배한 쌀, 배추, 무 등 농작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김종원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녹조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단순히 ‘(재자연화 하면) 안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용수 부족은 잘못된 설계 탓

‘4대강을 지켜 농업용수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윤 후보의 발언은 4대강 보를 없앨 경우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보 개방시 농업용수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은 4대강 복원 정책 때문이 아니라 4대강 사업 당시 물을 취수·양수할 수 있는 시설 자체가 잘못 설계돼 시공됐기 때문이다. 정규석 위원은 “4대강 사업 시에는 보를 열었다 닫았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는데, 양수시설은 ‘보가 항상 닫혀있는 상태’를 전제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물의 수위 변화를 고려해 취·양수시설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항상 물이 차 있는 상태를 토대로 시공했다는 것이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도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설을 잘못 만들어놓아 공급이 안되는 것”이라며 “양수시설은 최저수위에서도 물을 당겨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시공이 안 됐다”고 했다. 감사원 보고서에도 “4대강 사업 추진 시 보에 설치된 수문을 개방할 경우(수위 저하)에 대한 고려 없이 양수장과 어도를 설계·시공, 수문을 개방하면 양수가 어렵거나 어도 기능이 상실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돼 있다. 환경운동연합와 낙동강네트워크 등은 21일 전국의 4대강 유역에서 윤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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