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국회사진기자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당초 알려진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 외에도 또 다른 주가조작 선수에게 증권계좌를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공소장에 첨부된 세번째 범죄일람표를 보면 ‘도○○’으로 익명화된 김씨 명의의 계좌 5개가 나와 있다. 주가조작에 이용된 김씨 명의 계좌는 앞서 드러난 것 외에 4개가 더 있었다. 김씨가 이씨에게 제공했다고 밝힌 신한증권 계좌 이외에도 투자자문사 이모 대표가 김씨의 계좌 2개를 범죄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개의 계좌는 김씨가 권 전 회장의 매수 유도에 따라 직접 주식을 사는 데 이용됐다. 단순히 계좌 하나를 빌려줬다는 김씨 측 해명과 달리 총 5개 계좌가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이다.
한겨레와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1월 김씨 계좌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67만여주(약 17억원어치)를 대량 매수했다. 또 다른 주가조작 선수인 이 대표는 2010년 10월~2011년 1월 김씨 명의 계좌 2개를 통해 49만여주(약 18억원어치)를 샀다.
김씨가 자신의 계좌 2개를 통해 2010년 7월부터 2011년 1월까지 8만5000여주(약 4억원어치)를 직접 매수한 사실도 파악됐다. 검찰은 이 매수를 ‘비정상적 매수 권유 행위’에 의한 거래로 판단했다. 권 전 회장이 자신이 직접 운용하는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고가매수하고 회사 내부 호재 정보를 유출하자 김씨가 주식을 샀다는 얘기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공소장 범죄일람표에 첨부된 김건희씨 관련 계좌의 거래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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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일람표를 종합하면 검찰이 기소한 주가조작 혐의 거래 가운데 125만3800여주(약 40억원어치)가 김씨 계좌를 통해 거래됐다. 2010년 1월~2011년 3월 김씨 명의 계좌로 통정매매(106건), 고가매수(113건), 물량소진(45건), 허수매수(16건), 종가관여(4건) 등 284차례 시세조종이 이뤄졌다.
윤 후보 측은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거래로 손해만 보고 2010년 5월 이후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전날 대선 후보 토론에서는 말을 바꿨다. 윤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거래가 있었느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질문에 “처가 주식을 했다. 손해본 것도, 번 것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의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